▲연출가 원영오한상언
- 대사가 배제되어 있는 상태에서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은 어떤 식으로 접근했는가?
"드라마를 많이 버리고 작품을 하다 보니까 청각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극성이 있는 음악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공연에 사용한 음악들 대부분이 단순히 효과적인 면보다는 음악 자체로서도 어떤 극적 흐름을 가지고 있는 음악을 썼고 가급적이면 한국의 전통음악은 배제하고 생각했고, 동시대적인 음악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는 동시대적이되 정서적으로는 아주 동양적인, 그런 면에 있어서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 극중 극이 나온다. 이것을 그림자극, 인형극을 이용했는데
"그것도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어디까지일까라는 것이다. 사람으로서 배우뿐만 아니라 인형, 그림자, 빛이 가지고 있는 선이 이런 것들이 다 무대에서는 언어가 되고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각적인 면에 있어서 언어의 확장 이런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가면이나 그림자 이런 것들을 배제하지 않고 공연과 잘 조화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 강원도 문막에 연극촌을 만들고 생활하고 있다. 어떻게 만들고 운용하는지?
"쫓기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도시에 있다보면 여러 가지 치이는 것이 있고, 시간에 쫓기고, 마음의 여유도 덜 생긴다. 그래서 한가로운 곳을 찾게 됐다. 물론 연극작업이라는 것을 시골에서 하고, 공동체 생활을 하고 이런 것들이 이상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런 이상적인 모델을 통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쫓기기 싫어서 그곳을 선택했고 지금은 그 공간에서 해방감을 느끼면서 작업을 한다. 부대낄 사람도 없고, 여러 가지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 저희가 갖추어야 될 것도 없고, 편안하게 연습하고 연습실도 각자 원하는 만큼 연습한다. 그런 면에서 인격적인 성숙이 곧 작품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또 하나, 연극은 일상이다. 연극이 곧 삶이고, 그러면 삶 자체에서 연극을 계속 논의하고 고민하고, 싸우고 발전할 수 있는 과정과 공간 시간들이 역시 그곳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사는 방법은 적당히 농사도 짓고 식사도 해먹고. 또 중요한 것은 시골에 살기 때문에 저희가 예술가로서 산다기보다 평범한 동네사람으로 산다. 대신 저희 직업은 연극이고, 동네 이웃들의 직업은 농업이다. 그분들과 담쌓지 않고 살려고 그러니까 성을 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칫 시골에 사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는 농촌사람들과 달라' 이런 예술가적인 프라이드 때문에 성을 쌓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게 아니고 우리도 똑같은 시골사람인데 우리는 그분들 일할 때, 농사지을 때 우리는 연극 연습을 하는 거다.
소통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한다.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저희 공연의 아주 중요한 관객 역시 이웃들이고 저희 작품의 가장 중요한 소스나 원천도 동네 이웃들이다. 농촌사람들처럼 살고 있다. 그래서 연극촌이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시골사는 어느 극단, 이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 <동방의 햄릿> 이후 계획
"<동방의 햄릿>은 일단 국내 공연으로서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다. 해외 공연은 새로운 페스티벌 등을 통해 별도로 접촉을 해서 공연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올 12월에 새 작품이 나온다. 새 작품은 이상을 찾아 떠나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가제는 <귀환>이다. 태어나서 다시 한바퀴 돌아 땅으로 돌아가듯이 인생은 그렇게 돌고 도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새로운 숲을 향해서 떠나는 사람들의 여정기다.
올 12월에 신작으로 공연하게 될 예정이다. 저희가 신작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보통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이 작품은 이미 작년 가을부터 시작해서 12월에 한 번 초연을 했었다. 올 여름정도에 2차 시연을 한번 더 한 다음에 수정 보완을 해서 12월에 정식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