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덕한상언
-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는 어떤 연극이고 맡으신 배역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 작품은 해방이후 오늘까지 한 악극단 출신의 배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파 배우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청년기에 데뷔해서 6.25를 지나고, 사회 냉대를 이겨내면서 오늘날까지 살아온 악극단 출신 배우의 슬프고, 서러운 인생이야기이다.
내가 맡은 역은 서러운 인생, 슬픈 인생을 살아온 신파 배우 서일(徐一)역이다. 무대에서 인물의 나이는 68인데 내 실제 나이는 64이다. 4살 차이가 난다. 그 만큼의 인생은 살지 못했지만 한 배우로서 사회의 냉대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온 또 다른 배우의 인생을 표현한다."
- 이번 공연이 작년에 수상하신 '이해랑 연극상'의 수상 기념 공연이다. 이 작품을 기념 공연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초연 때 윤주상씨가 공연하는 것을 보았다. 이 작품은 우리 창작극중에서 중요한 작품이고 배역도 재미있다. '나도 기회 있으면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작가(이근삼)가 대학 은사라 더 큰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마침 연출을 맡은 고승길 교수가 내 뜻에 동조를 했다. 고승길 교수도 이근삼 선생님의 제자이다. 60이 넘은 두 제자가 선생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 작품 속 '서일'은 국립극단장을 지낸 선생님의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다. 이 공연을 하면서 모델이 되거나 기억나는 선배, 동료들이 있다면?
"특별한 모델은 없다. 우리 세대보다 한참 먼저 살았던 세대들, 제가 젊었을 때 선생님으로 모시고 따랐던 그런 분들이 몇 분 계셨다. 지금은 다 돌아가셨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 선생님들 생각이 났다. 예를 들면 고설봉 선생님이라던가 강계식 선생님, 이기용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다. 이 분들은 악극단 출신이면서도 현대극을 겸해서 했다. 현대극부터 시작한 분들께 괄시받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 베테랑 연기자들의 호흡이 잘 맞는다. 특히 오영수씨와 함께 하는 장면은 극을 활력 있게 만들어 준다.
"오영수씨와는 국립극단에서 같이 있었고 국립극단 이전부터도 같이했다. 서로 경륜이 있어서 말 없이도 잘 통한다. 그래서 호흡이 잘 맞은 것 같다. 작품 속 우정을 그려내는데 오영수씨가 잘 해주셔서 저에게 큰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