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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 토론회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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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다." - 유승민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11일 거센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친일 국방' 지적에 반박하는 차원에서 적은 글이었으나, 오히려 '식민사관' 논란에 불을 붙이며 민주당의 공격에 되려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되고 있다.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안에서도 공개적인 비판이 터져나왔다
 
정 비대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라고 자문자답했다. 그는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라며 "조선 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라며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라고도 짚었다.
 
그의 글을 종합해보면, 국권이 침탈되고 식민 지배를 받게 된 주요한 원인은 제국주의 일본이 아니라 무능했던 조선 왕실에 있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정 비대위원장 발언이,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식민사관'에 기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유승민 "정진석, 사과하고 사퇴하라"... 김웅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
 
당장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유승민 전 의원은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고 글을 올리며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는 비판적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정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며 그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또한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라고도 덧붙였다.
 
김웅 의원 또한 정 비대위원장 발언을 보도한 기사 내용을 갈무리하며 "(이건)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러시아 침략에 역성드는 것도 기함할 노릇"이라고도 언급했는데, 이는 정 비대위원장이 지난 6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준석 전 대표를 비판했던 걸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정 비대위원장은 당시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가 우리에게는 여전히 절실한 문제"라며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향해 날을 세운 바 있다.
 
민주당 "역대급 망언...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주장"
 
민주당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당장 이날 오전 당 긴급안보대책회의에 참석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진석 위원장이) 야당 대표를 공격하려고 일제가 조선 침략의 명분으로 삼은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라며 "귀를 의심케 하는 천박한 역사인식이며, 여당 대표 중 역대급 망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세력의 굴종적 대일관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이러다 동해의 일본해 표기, 자위대를 일본 해군으로 명명한 미 국방부 행태 용인, 한미일 군사동맹 찬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라고도 꼬집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 역시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그 안에 담긴 인식들은 일제가, 제국주의로 조선을 침략할 당시에 명분으로 삼았던, 굉장히 전형적인 식민사관 언어"라면서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주장들을 여당 대표 입으로 듣게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규탄했다.
 
특히 "이러다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까지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가 일본군을 인정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가려는 의도를 가진 게 아닌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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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일본의 침략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망한 것"이란 취지의 SNS 글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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