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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법사위 과감하게 양보하겠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6월 7일 개원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법사위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우상호 "법사위 과감하게 양보하겠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6월 7일 개원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법사위를 과감하게 양보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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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일 낮 12시 30분]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새누리당에게 양보하겠다"며 법정시한 내 원 구성 의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만 양보한다면 법안 처리의 '최종관문'인 법사위를 내줄 수 있다는 '빅딜' 제안이었다. 특히 이는 국회의장 배분을 두고 멈춰버린 3당(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의 원 구성 협상 재개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기대는 짧았다. 새누리당은 이를 '진정성 없는 제안'으로 일축했다. 지난 비공개 협상 당시 한 차례 했던 제안인 데다 더민주 측이 그 대가로 다른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게 이유였다.

더민주 "국민과의 약속 지키기 위해 결단, 이제 새누리당 양보할 차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그 동안)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원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오늘 중대한 결심을 내렸다"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우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특정 당이 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법제사법위원장 독식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의 원리로 법제사법위원장을 더민주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그러나 20대 국회를 법에 정해진 시점(6월 7일)에 개원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새누리당이 화답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여소야대 국회에선 국회의장을 야당이 맡는 게 맞다"라며 "상임위원회도 견제, 균형의 원리가 잘 작동하도록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양보할 차례라고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를 어떻게 운영할지, 상임위원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는 여야의 자율적 타협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라며 "새누리당의 협상태도 변화에 만약 청와대가 개입됐다면 이건 다시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더민주는 이날 '콘클라베(가톨릭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선거회로, 한 번 열리면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선거가 계속된다)' 형식의 무제한 협상을 제안하면서 '법정시한 내 원 구성'을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 임하는 더민주의 목표는 분명하다. 28년 만에 법정기한 내에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라며 "협상 당사자들끼리 만나 콘클라베처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문을 걸어 잠그고 무제한 협상을 벌여, 국회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요청했다.

국민의당은 이에 공조하고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가 나름대로 전향적인 의사를 발표했기 때문에 그 점을 기초로 조금 더 설득력 있는 중재를 노력해서 반드시 7일에 정상적으로 원 구성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우상호 대표 얘기는 알맹이 쏙 빠진 것"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를 '꼼수'로 규정하며 크게 반발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더민주가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30일 협상 과정에서 서로 했던 이야기이고, 이를 공개하지 말자고 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동안) 무던히 애를 썼다"라고 밝혔다. 김 부대표는 "당시 (더민주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줄 테니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 달라고 했는데, 그 이야기는 쏙 빼놓고 오늘 이렇게 발표했다. 꼼수도 그런 꼼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즉, 더민주의 제안은 절대 '양보'가 아니란 것이다. 그는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도 "이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테니 새누리당이 다 양보하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이야긴지 말하겠다"면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한 이야기는 알맹이가 쏙 빠진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더민주는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국민의당은 기획재정위원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은 물론, 핵심 상임위 3개를 동시에 뺏길 상황이란 얘기였다.

김 부대표는 "두 야당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협공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도 지난달 31일 회동 직전까진 더민주가 가진 상임위 중 2개를 달라고 했는데, 회동 당일 갑자기 돌변해서 우리가 가진 기재위를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난항에 부딪힌 원 구성 협상의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리는 것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야당에서 국회의장 배분을 협상이 아닌 '자율투표'로 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 부대표는 "국회의장을 야당끼리 표결로 강행처리하고 나머지 상임위를 협상하라는 건 이전 논의를 완전히 백지화한 것"이라며 "원 구성 협상에 늘 걸림돌이 됐던 건 야당 대표들의 말들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둥, 심지어 반기문 총장 방한 때문에 협상이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 원내대표들의 발언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거다, 제발 그러지 마라'고 해서 두 야당 수석들이 원내대표한테 전달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면서 "(야당이) 협상 테이블을 거둬 제가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당장 원 구성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국회의장 표결 강행처리, 이 부분에 대해서 백지화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다음에 협상을 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더민주가 이날 '국회의장-법사위원장 빅딜' 제안으로 자율투표 방침은 백지화한 격이지만 공개 사과는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이와 관련, 김 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제 저녁에 '원상 복구 하시오, 결자해지 차원에서'라고 (3당 원내수석부대표 카카오톡 단체 방에) 톡을 보냈는데, 둘 다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새누리당#법제사법위원회#국회의장#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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