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시 부채는 9조원일까, 13조원일까?

인천시 재정위기 문제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인천지역 여야는 시 부채를 놓고 책임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지난 11일 2014년 예산안을 올해 6조 9745억원보다 12.2% 늘어난 7조 8254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일반회계 예산안은 올해 4조 6819억원에서 5666억원 늘어난 5조 2485억원이고, 특별회계 예산안은 올해 2조 2926억원보다 2842억원 늘어난 2조 5796억원이다.

여야가 책임공방을 벌이는 대목은 부채 규모다. 시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영업부채(공채, 민간자본 터널 등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사업 보전액,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이를 임대해 쓰는 민간투자사업(BTL) 보전액 등)를 포함한 시 부채 총액은 2010년 9조 4550억원에서 2013년 13조 2449억원(2013.12. 전망치)으로 3조 7899억원 늘었다.

이를 시 부채와 시 산하 공기업 부채로 나눠 살펴보면, 인천도시공사 등 공기업을 제외한 시 부채(영업부채 포함)는 2010년 3조 3094억원에서 2013년 4조 9322억원으로 1조 6628억원 늘었고, 공기업 부채(영업부채 포함)는 6조 1456억원에서 8조 3127억원으로 2조 1671억원 늘었다.

2013년 기준 시 부채 4조 9322억원 가운데 영업부채를 제외한 금융부채는 약 3조 1000억원이다. 이 금융부채는 지방채 발행에 따른 원리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이다.

시 재정위기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도시공사의 2013년 6월 기준 부채 7조 8431억원 중 금융부채는 6조 3931억원으로 2010년 6월 기준 4조 6721억원보다 1조 721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부채는 8293억원에서 1조 4500억원으로 6407억원 늘었다.

이자가 나가지 않는 영업부채를 제외한 공기업 포함 시 전체 부채는 2010년 6월 기준 7조 4452억원에서 2013년 6월 기준 9조 4369억원으로 1조 9917억원 늘었다.

9조 4369억원 가운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한 시 부채는 3조 438억원이고,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교통공사 등 공기업 부채는 6조 3931억원이다.

새누리당 쪽이 시 부채가 '7조원에서 13조원으로 6조원 더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영업부채를 제외한 2010년 6월 기준 시 전체 부채 7조 4452억원이 영업부채를 포함한 13조 2449억원으로 늘었다는 것으로, 이는 비교 대상이 서로 맞지 않다.

시 부채는 영업부채를 제외할 경우 7조 4452억원으로 1조 9917억원 늘었으며, 영업부채를 포함할 경우 9조 4550억원에서 13조 2449억원(전망치)으로 3조 7899억원 늘어난 것이다.

부채 '3조 7900억원' 왜 늘었나?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인천시 부채의 주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인천시 재정위기 비상대책 범시민협의회’ 관계자들이 인천 실내ㆍ무도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린 6월 29일 인천삼산체육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국비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 인천아시안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인천시 부채의 주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인천시 재정위기 비상대책 범시민협의회’ 관계자들이 인천 실내ㆍ무도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린 6월 29일 인천삼산체육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국비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2013년 6월 기준 영업부채를 제외한 시 전체 부채는 2010년에 비해 1조 9900억원 늘었고, 2013년 12월 기준 영업부채를 포함한 시 전체 부채는 2010년에 비해 3조 79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송영길 시장이 취임한 후 벌인 건설 사업은 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설 G타워(옛 I타워) 건설과 구월보금자리주택사업이다. G타워에는 약 1850억원이 들어갔으며, 건물 대부분 입주가 결정돼 손실이 없다. 구월보금자리 역시 100% 분양을 마친 상태라 부실은 없다.

그렇다면 시 부채는 왜 늘어났을까. 시 부채가 늘어난 데 가장 큰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의 분식회계, 둘째는 인천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 조기 개통에 따른 지방채 발행, 셋째는 영종하늘도시ㆍ검단신도시ㆍ도화지구 등 부동산 개발사업의 부진이다.

2012년 1월, 감사원 감사 결과 시가 8495억원을 분식 결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도에 시는 이미 6000억원 규모의 재정적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때 만해도 시는 '통계수치의 오류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변했다.

시는 2009년 지방채 1조 240억원(일반회계와 특별회계 포함) 발행 승인을 얻었다. 당시 시 본예산은 5조 9000억원 규모였는데, 마무리 추가경정예산 때 7조 9000억원으로 늘렸다.

시는 증가분 2조원 중 1조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1조원은 세입예산 부풀리기 등 분식결산으로 '실제로는 없는 돈'을 예산에 반영했다. '거짓 예산'을 편성해놓고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시 재정은 적자인데 분식결산으로 마치 흑자인 것으로 사실상 둔갑시킨 것이다.

시는 지난해 인천터미널과 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땅을 매각해 약 1조 6000억원을 마련했다. 어마어마한 자산을 매각했지만 이 돈은 분식회계로 인한 시 유동성을 해결하는 데 고스란히 사용됐다. 자산을 매각하지 않았더라면 유동성이 고갈될 위험에 처했던 것이다.

둘째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 조기개통에 따른 부채 증가를 살펴보자. 이는 2010년 시 일반회계 부채가 1조 2710억원에서 2013년 1조 1834억원으로 876억원 감소했지만, 특별회계를 포함한 시 부채는 2010년 2조 6045억원에서 2013년 2조 9707억원으로 늘어난 데서 확인된다.

아시안게임 전체 사업비는 약 3조 2000억원으로 이중 경기장 등 인프라 건설비의 30%(=약 6500억원)를 정부에서 지원받아도 나머지 2조 5500억원은 시가 부담해야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반영된 정부 지원은 615억원이 전부다.

정부로부터 30%를 지원받아도 시 부담액은 2조 5500억인데, 이중 1조 5000억원은 시 재정 여건상 빚으로 조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는 국비 지원이 답보상태인 가운데 대회를 치르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아시안게임에 따른 지방채 발행액은 2010년 3850억원에서 2013년 8500억원으로 4740억원 늘었다.

시는 내년에도 지방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시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을 보면, 시는 내년에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지방채 2446억원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빚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도시철도2호선도 마찬가지다. 당초 2018년으로 예정된 개통시기를 2016년으로 앞당기면서 시 부채가 늘었다. 2010년 1542억원이던 부채는 2013년 1700억원으로 158억원 늘었다. 시는 내년에도 지방채 671억원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민선3·4기 부동산 개발사업, 부채 부메랑으로 돌아와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이 시 본청의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었다면, 공기업 부채는 주로 인천도시공사의 부채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인천도시공사 부채의 대부분은 전임 시장이 벌여 놓은 영종하늘도시와 검단신도시, 도화지구 사업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의 부메랑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 막대한 보상비가 나간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개발이익 환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도시공사 부채(영업부채 포함)는 2010년 6월 5조 4814억원에서 2013년 6월 7조 8431억원으로 2조 2617억원 늘었다. 이중 금융부채는 1조 7210억원, 영업부채는 6407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대부분 보상비 마련에 사용됐다. 검단신도시 부채는 2013년 6월 기준 1조 6659억원에서 2조 4670억원으로 8011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영종하늘도시 부채는 7460억원에서 9652억원으로 2192억원 늘었으며, 도화구역은 6467억원에서 7293억원으로 826억원 늘었다.

또한 서구 연희동과 경서동 국민주택사업기금, 송도1공구 유동화사업 등으로 부채 2910억원이 늘었다. 금융부채 1조 7210억원에는 구월보금자리 부채 4742억원도 포함돼있는데, 이 부채는 100% 분양된 주택사업이라 부실 가능성이 없다.

인천도시공사의 영업부채는 2010년 6월 8093억원에서 2013년 6월 1조 4500억원으로 6407억원 늘었다. 영업부채는 미지급 공사금액과 같은 성질의 부채로 당장 이자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영업부채 중 분양 선수금이 6577억원에서 9891억원으로 3314억원, 임대보증금은 1127억원, 납부를 이월하여 연기한 이연법인세 부채는 1310억원, 공사 미지급액과 미지급 이자액은 656억원 늘었다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이 시 본청의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었다면, 공기업 부채는 주로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로 대부분 전임 시장이 벌여 놓은 영종하늘도시와 검단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의 부메랑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
▲ 인천시 부채 자료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2호선이 시 본청의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었다면, 공기업 부채는 주로 인천도시공사의 부채로 대부분 전임 시장이 벌여 놓은 영종하늘도시와 검단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의 부메랑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
ⓒ 시사인천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정위기, #인천시, #부채전쟁, #송영길, #안상수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