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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5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5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뒤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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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포기를 선언한 뒤, 4대강 수심을 배가 다닐 수 있는 5~6m로 확보하는 방안을 숨기고 4대강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박재완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2008년 12월 국토교통부 내부 문건을 공개하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4대강 종합정비관련 균형위 상정안건 VIP 사전보고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는 당시 12월 2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 위원장과 국토부 등 6개 부처 실국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해 보고한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오전에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주재한 보고안건 사전점검회의도 열린 사실도 나타났다.

이날 회의는 같은 달 15일 균형위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열린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균형위와 국토부가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한 뒤 "(4대강의)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5~6m가 되도록 굴착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는 "말씀사항을 반영하여 보고서를 조속히 재작성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한 "수심 5~6m 확보방안은 현재로서는 포함이 불합리하므로 마스터플랜 수립 시 검토하는 방안을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이 같은 보고는 현실화됐다. 2009년 6월 최대 6m까지 수심을 확보하는 계획이 담긴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것이다.

결국 국토부는 이명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4대강 수심을 5~6m로 확보하는 방안을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협의한 뒤, 같은 달 균형위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발표 이후 6개월 동안 숨긴 채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때 수심 확보 방안을 공개한 셈이다. 균형위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는 4개의 소형보를 설치하는 13조9000억 원 규모의 사업이었지만, 마스터플랜에서는 16개의 중대형 보를 설치하는 22조2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변질됐다.

윤후덕 의원은 "5~6m 수심을 확보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 사업을 대운하 전초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때까지 당분간 숨기는 것을 공모했다"면서 "특히,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주도적이고 총괄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문건에 따르면,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주재 회의 당시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 정비사업으로 확대했지만, 정종환 국토부 장관의 뜻을 받아들여 4대강 사업으로 환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태그:#4대강→운하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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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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