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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인천 서구 석남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가한 한 주민이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의 설명 후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5일 인천 서구 석남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가한 한 주민이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의 설명 후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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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주식회사(옛 SK에너지 인천공장)가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해 7월 1일 창립식을 연 가운데, 원창동 부지에 대규모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공장을 세우려하자, 인근 주민들의 반발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환경오염 피해가 또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공사 전 주민들과 설명회 한 번 가지지 않았다"며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인천시와 서구, 지역 정치인들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돼 돌아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구 석남1동 주민센터 2층에서 박형렬 서구의회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SK인천석유화학의 PX 생산설비공장 관련 주민설명회가 진행됐다. 설명회에는 홍순목 서구의회 의원과 김병철·구재용 인천시의회 의원과 박정환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서지부 사무국장, 석남·신현·가정동 주민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의 설명을 정리하면, SK인천석유화학은 2014년 4월 준공을 목표로 총1조6000억 원을 투자해 원창동 100번지 일대 부지에 11만5700여㎡(3만5000평) 규모의 PX 생산설비공장을 세우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같은 해 7월부터 생산에 들어가면 2015년부터 정상 가동 시 매출액이 약 14조 원으로 확대될 것이고, 공장 건설 기간에 35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서구와 인천에 돈 4000억 원이 풀리는 효과를 볼 것"이라며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PX는 원유 또는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석유화학 원료이다. 80% 이상이 폴리에스터섬유 등 화학섬유, 20%는 LCD 화면 부착용 필름, 물병(PET병), 음식 포장재 원료로 쓰인다.

하지만, 주민설명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공장 건립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SK에너지 인천공장 전 경인에너지의 시설일 때부터 40년 동안 공해로 인한 피해를 계속 받아왔는데, 대규모 공장이 들어오면 더 큰 피해를 받게 되는 것 아닌가"라며 "공사를 하기 전 당연히 주민설명회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장 인근 석남1동에 거주한다는 장아무개씨는 "공장 일대 지역주민들이 모두 공해로 인한 피해를 받고 있다"며 "지금도 굴뚝이 많은데, 새로운 공장을 지으며 굴뚝이 더 늘어나고 있다. 피해가 이렇게 뻔히 예상되는데, 그동안 시의원이나 구의원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가?"라고 질타했다.

"40년 동안 공해 피해... 공사 전 주민설명회 했어야"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과거에는 벙커시유를 연료로 사용해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엘엔지(LNG) 연료로 바꿀 것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현재 건설되고 있는 것은 굴뚝이 아니라 정류탑으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회사는 대기나 토양 오염에 대비해 법적 기준보다 훨씬 높은 기준으로 실시간 관리하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산 예정인 PX가 유해물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박정환 인천연대 서지부 사무국장은 "PX가 어떤 물질인지 찾아보면 인체에 유해한 무색투명한 액체로 설명돼 있고, 지난 5월에는 중국 쿤밍시 안닝현 정유공장에 PX 생산설비가 설치되려했으나,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며 "유해물질 관리대책이 마련되기 전 공사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우리나라 다른 곳에도 이미 PX 생산설비 공장이 들어섰고, 안전 이미 확보된 설비공장"이라며 "중국 쿤밍시 해당 정유공장에 직접 방문하고 왔는데, 그곳 주민들이 문제 제기한 것은 환경오염보다는 보상문제가 컸던 것으로 확인했다. 관리가 잘 되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의회 차원에서 시나 구에 건립 허가 과정 등을 묻고, 법적인 절차나 안정성 검증 과정을 거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지금도 가스 냄새로 밤에 창문을 열고 잘 수가 없다. 공사부터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일부에선 정확한 검토나 주민들과 협의하지 않고 공사 허가를 내준 인천시와 서구에도 문제가 있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7월 1일 SK인천석유화학 창립 기념행사에 참가해 "본사를 인천으로 결정한 것에 감사하다"며 "경제수도 인천에 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역 출신 우수 인력 우선 채용에 앞장서 달라"고 축사했다.

또한 시는 SK인천석유화학 창립으로 원도심 발전 효과와 세수 증대, 글로벌 환경과 에너지 기술 혁신으로 인천이 세계 환경과 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홍보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SK인천석유화학, #SK, #인천, #서구, #원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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