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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최근 전국 학교에 보낸 원자력 공모전 포스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최근 전국 학교에 보낸 원자력 공모전 포스터. ⓒ 김영진

시도 교육청들이 특정 행사 후원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KBS 독서왕 대회>를 후원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시도 교육청들이 이번엔 핵 홍보 행사를 후원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 일부 환경단체와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은 왜 자꾸 시도 교육청을 끌어들일까?

이처럼 행사 주최 쪽이 자신들의 행사에 시도 교육청을 끌어들이는 까닭은 학생 참여를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 최근 KBS도 독서왕 대회를 계획하면서 시도교육청 후원 행사란 점을 앞세운 뒤 '교육감상 등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고 잘못 홍보했다가 뒤늦게 수정하기도 했다. 독서왕 대회 후원 명부에 이름을 올린 7개 교육청은 대부분 후원을 철회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9일 시도교육청과 환경교육 단체,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원자력문화재단은 오는 6월 14일까지 제22회 원자력 공모전을 열면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 교육청의 후원을 받았다. 후원에 동의한 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 대구, 인천, 광주,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등 13개 시도교육청이다.

경기교육청과 부산, 대전, 울산교육청은 이번 공모전 후원 대열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번 공모전은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와 포스터 등을 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런데 주제가 '생명을 구하는 원자력의 매력', '우리나라 에너지의 적정비율 구성방안' 등 2가지여서 '내용이 학생에겐 어려울 뿐더러 편향적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두림 핵없는세상을위한교사학생학부모연대 사무처장(초등교사)은 "세계는 핵발전소를 줄여가고 있는데 원자력 홍보를 위해 세워진 특정 재단이 교육청까지 끌어들여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핵 발전 공모전이야말로 핵 발전소를 일방 홍보하는 의식화 편향교육"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진 전교조 전북 환경생태특별위원장(고교교사)도 "학교에 배달된 원자력 공모전 포스터를 보고 무척 놀랐다"면서 "13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상이 신설됐다고 써 있는 데 소위 진보교육감이 있다는 교육청까지 후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승환 교육감 "비난에 대해 변명 여지없어" 사과 글

이처럼 핵 발전 공모전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자 9일 오후 전북·강원·광주교육청은 차례로 이번 행사에 대한 후원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핵발전이 얼마나 가공할 만한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었는데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교육감이 원자력공모전에 전북교육청을 후원기관으로 내세웠다는 것은 비난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주무부서가 전결 처리했던 이번 후원 결정은 오늘로 즉시 취소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핵발전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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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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