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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부정선거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 집권당 '통합러시아당'은 지난 5일(한국시각) 치러진 총선에서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49%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간신히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 수는 대폭 줄었다.

 

내년 3월에 열리는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대통령직 복귀를 계획하고 있는 통합러시아당으로서는 당황스러운 결과였다.

 

설상가상으로 선거가 끝나자마자 부정선거 의혹이 터져나왔다. 투표소에서 선거관리원이 빈 투표 용지에 무언가를 기입하는 것을 선거 감시 자원봉사가자 목격해 항의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더 나아가 AP통신은 7일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통합러시아당과 야당 등 4개 주요 정당이 총선 전에 미리 만나서 서로의 득표율을 협의했다고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러시아당은 68~70%를 원했다가 65%로 물러섰다"고 밝혔다. 만약 사실이라면 통합러시아당은 물론 야당까지 함께 부정선거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러시아 시민들은 즉각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 푸틴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해 러시아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푸틴과 통합러시아당을 지지하는 시민들도 시위에 나서며 맞불을 놓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모두 무효화하고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며 "부정 선거는 국민의 뜻이 아니다"라고 요구했다.  

 

국제사회 여론도 불리... 러시아 "내정 간섭" 반박

 

 

파문이 커지자 국제사회도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 국민들은 부정선거에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결과를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고,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도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이비드 리딩턴 외교 차관은 "선거 조작에 대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며 부정적인 여론을 전했다.

 

러시아 정부와 통합러시아당은 즉각 "부적절한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면서 "의석 수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선거 결과에 만족하며 통합러시아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근거도 불확실하다"고 맞섰다.

 

푸틴은 국제사회 여론이 갈수록 불리해지자 "내년 대선이 끝난 후 개각을 단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에 내년 대선에서 후보로 등록하기 위한 서류들을 제출했다.

 

비록 총선 득표율은 떨어졌지만 야권에 강력한 경쟁자가 없어 푸틴의 대통령직 복귀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통합러시아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태그:#러시아 총선, #블라디미르 푸틴, #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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