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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시작된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1500일을 넘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9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음악 다큐 <꿈의 공장>은 이러한 투쟁 과정을 담아냄과 동시에, 화려한 무대 뒤에 가려졌던 음악산업의 불편한 진실을 거침없이 드러낸 작품입니다. 영화의 개봉이 이 힘겨운 싸움에 작은 힘이 되길 바라며, 배급사 '시네마 달'이 [기타에게 자유를! 음악엔 혁명을!]이라는 타이틀로 연재기사를 보내와 싣습니다. [편집자말]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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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희망버스를 갔다 와서 모두가 휴가를 떠났다. 모든 것이 정지 상태인 것 같았다. 날은 더웠고 비가 내렸다. 그때 마침 핸드폰 소리가 울린다.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성균 감독이다. <꿈의 공장 (Dream Factory)>이 곧 개봉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아르바이트로 비행기 삯을 마련해 해외원정투쟁을 함께 하였고, 무거운 카메라를 짊어지고 우리가 가는 곳은 모두 따라다니며 촬영을 했던 사람이 바로 김성균 감독이다. 그리고 그렇게 제작한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다.

2007년 정리해고, 2008년 위장폐업에 맞서 5년차에 접어드는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기록영화 <꿈의 공장>. 이 영화를 통해 돌아 본 세월은 인내의 세월이었다. 세계시장 점유율 30%, 1200억 원 대 한국부자 순위 120위, 차입금 의존도 '0'인 회사가 어렵다면서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았다.

이에 항의하자 회사는 오히려 노동자들의 7년간 파업으로 바이어가 등을 돌려 주문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본을 위한 법이라는 법원마저 회사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판결로 증명했다.

2007년 헌신짝처럼 버려진 한국공장 노동자들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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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자본은 우리 투쟁을 두고 "금속노조 때문에 신세 조졌다, 언론에서 날 악마로 표현한다, 지인들이 나를 피한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공장 정상화는 하지 않고 콜텍문화재단을 만들어 자신들의 악행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국내에서 초등학교, 노인복지관, 군부대, 종교계 등에 기타를 기증하고 기타 교습비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할까. 한 가정의 가장으로 제 역할도 못하고 있는 나를 믿고 있는 아내와 아들, 딸을 위해서라도 억울한 구조조정에 맞서 꼭 이겨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정말로 신세 '조진' 건 콜트 사장이 아니라 콜트-콜텍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은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해외공장이 세워진 뒤 해외 연수생들을 형제처럼 대하고 기술을 가르쳤다. 이들이 기술을 좀 익혔다고 판단한 콜트자본은 2007년 한국 공장의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회사는 해외공장 설립 이후 처음에는, 부가가치가 낮은 기타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생산하고, 중고가 제품은 부평 콜트, 대전 콜텍에서 생산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모두 다 '거짓말'이었다.

카메라, 6차례의 해외원정 투쟁을 기록하다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영화 <꿈의 공장>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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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고등법원 판결 후 대법원에 계류된 지 2년. 일본 후지락 페스티발과, 미국 NAMM쇼, 아이바네즈, 펜더 항의 방문 등 6차례 진행된 해외원정 투쟁과 그간의 일을 기록한 영화가 바로 <꿈의 공장>이다.

홍대 클럽 '빵'에서 200회 동안 진행된 공연에 참여한 한국의 수많은 인디 뮤지션들, 일본 후지락 페스티발에서 만난 '잭 드라 로차 (Zack De La Roch)'와 '원 데이 에즈 어 라이언 (One Day As A Lion)', 미국 NAMM쇼에서 만난 톰 모렐로 (Tom Morello)까지. 수많은 얼굴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투쟁하며 버티고 있는 것은 이런 많은 연대와 은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처럼, 콜트-콜텍 투쟁의 기록만이 아니라 세계 노동자들이 자본가에게 전하는 외침이자 국제연대를 보여주는 기록영화 <꿈의 공장>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방종운(edit@ilabor.org) 기자는 콜트악기지회 지회장입니다.



태그:#꿈의공장, #콜트콜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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