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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진원지면서 북구와 함께 노동자의 도시 혹은 진보정치 일번지로 불리는 울산 동구에서 첫 여성 국회의원 탄생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6·2지방선거와 올해 4·27 재선거에서 나타났듯 이 지역 표심이 야당에게 쏠리고 있고, 이를 반영해 야권의 여성 후보자들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 동구는 북구와 함께 진보진영에서 구청장을 연이어 배출했고 현재 두 지역의 구청장이 모두 민주노동당 소속이다. 동구는 지난 1997년 첫 민선 구청장에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이 당선된 것을 필두로 2대 이영순, 3대 이갑용 등 진보 구청장을 연이어 배출한 바 있다.

하지만 진보진영 구청장이 잇따라 당선된 것과는 반대로 국회의원은 '정몽준'이라는 아성에 번번히 실패한 바 있다.

울산 동구의 기반이 되는 현대중공업의 실질적인 사주인 정몽준 의원은 1988년 동구에서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17대까지 내리 5선을 했다. 그 바통을 이어 받아 18대 총선에서는 현대중공업 간부이자 정몽준 의원 사무국 출신인 안효대 의원이 당선됐다.

하지만 올해 4·27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정몽준 의원의 오른팔로 불리는 임명숙 전 울산시 복지여성국장이 정 의원은 집중 지원에도 진보진영에 고배를 마시면서 이 지역 민심이반을 증명했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47.5%의 높은 투표율은, 현대중공업 정규직에 차별받는 하청노동자들의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고 이런 기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울산에서는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된 바 있지만 선출직 여성 국회의원은 아직 배출하지 못했다.

진보 민주진영 후보 단일화가 관건

우선 이 지역 출신 시의원으로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펴고 있는 민주노동당 이은주 시의원의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임상우 대변인은 "이은주 의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지지가 높은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의원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이은주 의원의 동구 총선 출마를 기정 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여기다 진보신당 전 울산시당위원장인 노옥희씨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동구지역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 하청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면서 내년 총선 출마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 전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지만 동구 총선 출마가 확실해 보인다.

여기다 올해 동구청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천기옥 전 동구의회 의장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과거 동지였던 정몽준 의원과 현대중공업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당찬 여성" 이미지를 구축한 바 있고, 특히 민주당 입당과 함께 동구 총선 출마가 유력시된다. 민주당 임동호 시당위원장은 "천기옥 전 동구의장이 곧 민주당에 입당해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비록 올해 4·27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낙마했지만 지난 8월 9일 한나라당 울산시당 민생대책위원장에 임명된 임명숙 전 울산시 여성국장도 절치부심 내년 총선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나온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게만 계속 공천 기회가 오겠나"며 한 발 빼는 입장을 보였고, 한나라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이 여성 후보자들이 여럿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이 민심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9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을 이룰 경우 이은주 시의원과 노옥희 전 시당위원장의 당내 후보 단일화가 선결돼야 하고,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라도 이들의 단일화가 내년 선거의 향방에 큰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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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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