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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지난 1978년 한국의 미군 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방송에서 경북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주한미군 3명의 이런 증언 내용을 전했다.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가 "주한미군이 지난 1978년 한국의 미군 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 내용을 보도했다.
미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가 "주한미군이 지난 1978년 한국의 미군 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 내용을 보도했다. ⓒ kpho.com

방송 웹 사이트에 따르면 캠프 캐럴에서 중장비 기사로 복무했던 스티브 하우스(당시 계급 상병)는 인터뷰에서 "1978년 어느 날 도시 한 블록 규모의 땅을 파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처리할 게 있다면서 도랑을 파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파묻은 것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장한 물체는 밝은 노란색이거나 밝은 오렌지색 글씨가 써진 55갤런짜리 드럼통들이었으며, 일부 드럼통에 '베트남 지역 컴파운드 오렌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하우스는 기억했다.

 

하우스의 증언에 의하면 드럼통 안에 든 물질은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로, 이 물질은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사용했던 고엽제를 뜻한다. 나뭇잎의 성장을 억제하여 정글에서 적군의 근거지를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이 고엽제에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성분이 포함되어 인체에 흡수된 후 5~10년이 지나면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1971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당시 하우스와 같이 복무했던 로버트 트라비스는 창고에 250개의 드럼통이 있었으며 이 드럼통을 일일이 손으로 밀고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현재 웨스트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트라비스는 실수로 드럼통에서 새어나온 물질에 노출된 후 온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등 건강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KPHO-TV는 애리조나주립대 피터 폭스 교수의 말을 인용, 당시 매장됐던 화학물질로 인한 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폭스 교수는 "오염된 지하수를 관개에 이용했다면 오염물질이 음식재료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군 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향후 환경분과위원회 정식 안건 상정을 통해 기지 내부 공동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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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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