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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에 따라 현대건설 매각 사태는 또 다른 반전을 맞았다. 사진은 현대그룹 본사 모습.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에 따라 현대건설 매각 사태는 또 다른 반전을 맞았다. 사진은 현대그룹 본사 모습. ⓒ 연합뉴스

 
[기사보강: 7일 오후 6시 9분]
 
현대그룹이 갖고 있던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50여 일 만에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갔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7일 오후 4시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체결한 양해각서(MOU) 해지가 정당했다는 1월 4일 법원의 판결에 따라 작년 12월 20일 주주협의회에서 결의한 후속조치의 실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현대차와 MOU 체결... 현대그룹, 법정 공방 계속

 

이는 외환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을 포함한 주요 주주 8개 기관 가운데 의결권 75% 이상이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안건에 동의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다음 주 중 현대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현대건설 실사를 거쳐 2월 중 본계약을 체결하고 4월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채권단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은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채권단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16일 인수 가격으로 5조 5100억 원을 제시한 현대그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5조1000억 원을 제시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이후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양해각서까지 맺었지만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빌린 1조 2000억 원 관련 의혹을 내세워 현대그룹측에 대출계약서 제출을 요구하며 진통을 겪었다. 결국 채권단은 지난달 20일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 해지와 본계약 부결 안건을 통과시키고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양해각서 효력 유지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현대그룹은 즉각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되찾기 위한 본안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채권단-현대차 매각 협상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날도 "현대그룹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 및 법적 다툼을 중단하고 이행보증금(2755억 원) 반환 문제 등에 대해 합리적인 협의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해 오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현대그룹을 적극 회유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이날 "채권단의 일방적 MOU 해지에 대한 법원의 최종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서둘러 채권단이 현대차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한 항고와 본안 소송제기 등을 통해 채권단의 일방적 MOU 해지가 무효임을 밝히겠다"고 소송 방침을 재확인했다.

 

금속노조 "현대차도 '승자의 저주' 안심 못해"

 

한편 반전을 거듭한 끝에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인수 자격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차 노조가 속한 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애초 채권단이 수익성에 집착해 현대그룹에 문제 소지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신중히 처리하지 못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법원 기각 결정 이후 또다시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현대차의 이의 제기 등 편법적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등 상처뿐인 인수 과정에서 해명되지 않은 부분들을 계속 주목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역시 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등 위험성이 내포돼 있어 인수를 반대해 왔는데 그동안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면서 이슈화할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자금 여력 면에선 현대차그룹에 '승자의 저주'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시 파생상품 문제가 심각한 타격을 줬듯 자동차나 건설 경기 변동에 따라 위험성은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현대그룹#현대차그룹#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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