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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7일째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12월 1일, 파업 현장에 색깔론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은 1일 사내 방송을 통해 "농성장 내에서 시너 등의 인화물질과 횃불, 쇠 창과 같은 살상무기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생산 시설을 훼손해 각종 무기까지 만드는 등 아수라장이 되어 있다고 하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전날인 11월 30일 발행한 유인물에서도 "농성장에서는 다량의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연이어 발견되는 등 과격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부사장은 이어 "전국 노동계 현장을 돌아다니며 과격 투쟁을 부추기는 직업적 선동세력들로 인해 하청노조는 전원 정규직화와 같은 현실성 없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막다른 투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회사는 유인물을 통해 "외부세력의 무책임한 선동과 개입은 사태를 더욱 장기화시킬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1일 일부 언론은 한 술 더떠 "제네시스 등을 생산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수소전기차 등을 개발하고 있는 현대차가 사노위, 노동전선 등과 싸우고 있다"며 "이들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이뤄지는 점진적 개혁들은 착취와 억압을 끝장내지 못하므로 자본주의는 폐지돼야 한다'거나 사회주의 혁명정당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이어 "노동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합류한 핵심 세력들은 과거 쌍용차 옥쇄파업에도 가담한 자들이며 이번에도 파업 이탈세력을 막고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 상황을 점차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비정규직노조 "강 부사장 주장 사실 왜곡... 법적 책임져야"
 

이에 대해 비정규직노조는 1일 성명서를 통해 "강 부사장의 주장은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고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는 발언으로 그에 대해 명백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하고 아름다운 투쟁을 불법과 폭력으로 왜곡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훼손하려는 왜곡 기사를 당장 중단하라"며 "언론사들의 왜곡된 주장에 대해서는 모두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왜곡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비정규직 노조는 "농성 초기에 1공장 정규직 이아무개 대의원과 함께 공장 안에 시너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1공장 보전1부 대의원을 통해 밖으로 내려보냈으며 이 시너는 클릭 3도어 차종(TB)의 뒷유리 부착면에 프라이머(화학약품의 일종)를 칠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횃불이라고 불린 것은 막대 끝에 천을 씌워 만들었는데 창문을 열었을 때 고정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으며, 두 개 밖에 없었다"며 "자재테이블을 갈아서 만든 창은 처음 보는 물건이며, 만든 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만약 시너를 이용하려고 했다면 미리 숨겨놓았지, 우리 스스로 정규직 대의원과 보전반을 통해 다량의 시너를 내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29~30일 현대차지부 노동안전보건실의 안전 점검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부세력 언급에 대해 "농성장에는 금속노조에 조합비를 내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과 금속노조에서 공식적으로 파견된 간부, 기자들 4명이 생활하고 있다"며 "조합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주요 간부를 불러 교육을 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정규직노조도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었지만 정규직노조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호돈 부사장은 '전국 노동계 현장을 돌아다니며 과격 투쟁을 부추기는 직업적 선동세력'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최고 책임자로서 무책임한 거짓 선동을 일삼은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른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이 노사 간의 평화적인 대화와 교섭으로 하루 빨리 해결돼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노동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가족과 일터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회사가 더 이상 비정규직 투쟁을 왜곡하지 말고, 전향적인 입장으로 하루 빨리 교섭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태그:#현대차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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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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