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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탭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4일 아침 삼성 서초사옥 앞에 대기 중인 '탭 택시' 안에서 갤럭시 탭을 작동해 보고 있다.
 갤럭시 탭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4일 아침 삼성 서초사옥 앞에 대기 중인 '탭 택시' 안에서 갤럭시 탭을 작동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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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탭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4일 아침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는 '탭 택시'들이 기자들을 맞았다. 기아 K7 승용차를 개조한 택시 안에서는 갤럭시 탭이 내비게이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7인치 크기에 'T맵', DMB 시청 기능까지 갖춘 갤럭시 탭은 영락없는 내비게이션이었다.     

아이패드 절반 크기... 차량용 내비게이션 '강조'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4일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 탭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쏙 집어넣는 '퍼포먼스'를 직접 연출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4일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 탭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쏙 집어넣는 '퍼포먼스'를 직접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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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이날 삼성전자는 11월 국내 출시가 유력한 애플 아이패드(9.7인치)보다 작은 크기와 휴대성을 유독 강조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 탭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쏙 집어넣는 '퍼포먼스'를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와 갤럭시 탭과 직접 비교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실제 갤럭시 탭 크기는 아이패드의 절반에 불과하다. 문제는 태블릿이 스마트폰과 PC 사이 틈새 시장을 겨냥한다고 봤을 때 7인치가 미디어 소비 기기로 적합하냐는 것. 심지어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7인치 태블릿은 출시하자마자 죽은 상태가 될 것'이라는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에 신종균 사장은 "기업인의 책무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이고 평가는 갤럭시 탭 고객들이 잘 해주리라 믿는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다만 행사 뒤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선 "(아이패드는) 들고 다니기엔 너무 무겁지 않나"면서 "갤럭시 탭은 B2B(기업용) 용도로 많이 쓰일 것"이라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7인치 전용 앱? 스마트폰용 앱과 큰 차별성 없어

'슈퍼 미디어 기기'로서 갤럭시 탭의 단점은 역시 콘텐츠. 삼성이 지난달 14일 예정했던 국내 출시 행사를 20일이나 미룬 것도 국내용 애플리케이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삼성은 이날 뮤지컬 방식을 빌린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으로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정작 애플리케이션 소개는 별다른 감흥을 주진 못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프레젠테이션에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안 나왔다"며 콘텐츠 문제를 지적했을 정도. 신종균 사장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제공하는 기존 앱이 있고 그 외에 삼성이 미디어허그, 소셜허그, 리더스 허그 등 다양한 앱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실제 갤럭시 탭에는 신문, 잡지, 도서, 만화, 연구소 보고서들을 한데 모은 '리더스 허브'와 동아 프라임 사전, 스마트 에듀, EBS 수능 동영상 강의 등 국내 콘텐츠들이 담겨 있었지만 나머지는 기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아이패드의 경우 스마트폰의 2배가 넘는 9.7인치 크기를 십분 활용해 HD(고화질) 앱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갤럭시 탭 앱들은 7인치란 애매한 크기 탓에 4인치 스마트폰 앱과 화면 구성에서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갤럭시 탭(오른쪽) 크기는 애플 아이패드(왼쪽)의 절반에 불과했다.
 갤럭시 탭(오른쪽) 크기는 애플 아이패드(왼쪽)의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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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요' 버전, 태블릿에 부적합... 내년엔 더 큰 태블릿 나온다?      
 
이는 운영체제(OS)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 갤럭시 탭이 구글 최신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버전을 채택하긴 했지만, 구글조차 태블릿에 적합한 OS가 아니라고 했을 정도여서 경쟁사들조차 다음 버전인 '진저브레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종균 사장은 "프로요 2.2 버전으로 7인치 갤럭시 탭을 잘 만들어 써보면 많은 기능들이 유용하고 짜임새 있게 돼 있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아직 진저브레드 버전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시기에 맞춰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에서 진저브레드를 선보일 경우 삼성에서도 7인치보다 큰 태블릿 출시가 가능해진다. 신종균 사장 역시 "2011년이 되면 태블릿 시장에 7인치와 10인치, 그 중간 등 다양한 크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삼성도 2011년에 태블릿 시장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태블릿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더 큰 태블릿 출시를 시사했다.

또 삼성이 자체 개발한 바다나 윈도우폰7 같은 다른 OS용 태블릿 출시도 가능하다. 신 사장도 이날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경쟁사 OS도 있고 삼성 바다 OS도 있다"면서 "당분간 여러 OS가 공존하면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혀 안드로이드용 태블릿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3G 접속 기능이 없는 와이파이(무선랜) 단독 버전에 대해서도 "연말까지는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혀, 내년 이후 출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갤럭시 탭 가격은 갤럭시S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90만 원대로 예상되며 다음 주 중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시판될 예정이다. 신종균 사장은 태블릿 출시를 계기로 "기본적으로 2가지 기기를 가지고 다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단순히 '미디어 기기'로 쓰기엔 가격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날 삼성이 아이패드에 대해선 말을 아낀 대신 갤럭시 탭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유독 강조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결국 OS 등 여러 제한 조건에서 처음 출시한 갤럭시 탭이 삼성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태블릿이라기보단 오히려 1차적으로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을 대체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그:#갤럭시탭, #태블릿, #삼성전자,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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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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