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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기름유출사고 발생 3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건강검진 비용을 4대강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태안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말 태안군의 건의를 바탕으로 태안군 소원면, 이원면, 원북면, 근흥면의 40세 이상 5600여명에 대한 5대 암 검진 비용과 보건의료원에 암 검진 시설 장비 확충 등을 위한 예산 14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예산처가 1차 심의를 통해 제외시켰다는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환경부가 환경보건법에 의해 주민들의 건강조사를 한 결과, 지속적으로 건강 피해가 우려되는 해당 지역 거주민과 피해 주민에 대한 특화된 건강관리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해 신규 사업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4대강을 위해 내년 신규사업 불허 방침에 따라 반영이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있다.

 

충남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지역 주민들 사이에는 지난 3월 중순 기름사고 발생 이후 14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이 고압 살수기로 기름제거 작업을 펼친 40~50대로 알려지면서 유류피해 지역 내 젊은층 사이에도 암 등 중대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어 암 검진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태안군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지정한 5대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어 암 건진을 위해서는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리는 대학 병원 등을 가야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피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건강 저하에 따른 대책 마련이 강력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핵심 피해 주민들의 암 검진과 향후 전체 군민들이 군내에서 암 검진을 자유롭게 받기 위해서는 절실한 예산이었다.

 

더욱이 태안환경보건센터 연구결과, 발암성(염색체 변이) 연구에서 건강영향지표가 방제작업을 오래할수록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름사고로 인한 세포내 유전물질의 손상 가능성 을 시사했다. 또 세포 내 유전 물질 손상 가능성의 증가는 화학물질로 인한 발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최근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유류유출사고 연구팀이 유류유해성분(PAH 등)으로 인한 염색체 변이 및 호흡기 질환이 증가했다는 논문 발표도 있어 피해주민들의 5대암 검진은 절실한 실정이었다.

 

이럼에도 기획예산처가 예산을 반영하지 않음에 따라 태안군은 지난주 보건의료원장 등 관계 공무원들을 국회에 보내 변웅전 의원, 강기갑 의원, 곽정숙 의원,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 등 다수의 의원들에게 예산의 절박함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국정 감사 기간 중 예산 필요성을 상임위에서 거론하고 다시 예결위에서 반드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와 건강을 지켜야할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보다 4대강 사업을 중시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정부가 이제라도 기름피해 3년을 맞는 태안군민들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암 검진 비용 등은 반드시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연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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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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