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기념되겠는 걸. 어디다 찍었는지 위치 잘 기억해 둬"
추석 연휴 마지막인 4일 충남 태안 이원방조제에서 진행되고 있는 '희망벽화' 앞에 손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찾아온 사람들로 아이들과 함께 희망벽화에 손도장도 찍고 벽화 감상을 하는 등 연휴 마지막을 세계 최대의 벽화에 도전하는 뜻깊은 장소에서 보내기 위해 찾았다.
이로 인해 희망벽화 추진팀장과 희망근로자 등 5명은 연휴 기간 내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희망벽화를 지키며 분주한 연휴를 보냈다.
이날 오전부터 하루 사이 희망벽화에 손도장을 찍은 사람은 400여 명. 방명록에 기재된 인원이 이 정도면 손도장을 찍었지만 방명록에 기재하지 않았거나 글을 모르는 어린아이를 포함하면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하지만, 방명록 기재 인원만을 기준으로 볼 때 추석 연휴 3일간 이원방조제에는 2일 400여 명, 추석 당일인 3일에는 900여 명이 대거 몰렸고, 연휴 마지막인 4일에는 400여 명 등 추석연휴 기간에만 17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희망벽화에 손도장을 찍어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던 희망벽화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4일 현재 기준으로 6만4천여 면의 핸드프린팅 공간 중 2만2천여 면이 손도장을 찍어 희망벽화에 '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다.
특히, 연휴 기간 동안 손도장을 찍은 인원 중에는, 그동안 관광객과 자원봉사 참가자가 대부분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름피해를 딛고 희망을 찾은 태안군민들의 희망의 손길로 채워져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는 그동안 교통편이 없어 이원방조제를 찾지 못했지만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희망벽화에 흔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휴 기간 내내 희망벽화를 지킨 한 희망근로자는 "연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눈코뜰새 없이 바빴지만 희망벽화가 하나씩 채워지는 걸 보니 기분은 좋았다"며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위문 오는 공무원 하나 없어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고생한다며 음료수와 과일을 건네 줄 때는 고맙기도 했고,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기간 많은 인원이 찾아 손도장을 찍었지만 아직까지도 4만2천여 면에 달하는 공간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비록 핸드프린팅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는 하지만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홍보를 통해 태안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희망벽화가 조속히 완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편, 태안군이 복군 20주년을 맞아 기름유출사고를 극복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원방조제 <Evergreen 태안 "희망벽화 그리기">는 세계 최대 규모 벽화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한 달 후면 기네스북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 관계자는 "기네스북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기네스북 등재 심사를 하는 영국의 기네스월드 레코드사에서 요구하는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제작과정과 제작후기 등이 포함된 영상물과 300~400페이지 분량의 영문 보고서를 작성 중에 있고, 95% 정도 진행 중이며, 완료되는 대로 한국기록원을 통해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라며 "한달 정도면 기네스북 인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희망벽화 준공식도 기네스북 인증서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추진할 예정으로 희망벽화추진위원회와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