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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대전시의회 사태 해결을 위해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의회 앞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태해결의 정점에 서 있는 김남욱 의장은 사퇴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대전지역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8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심이 있으면 파행기간 동안 의정비 전액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전시의회의 한심한 모습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제182회 임시회가 개회했지만, 과반수의 의원이 참석하지 않아 의결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대전시의회의 모습은 이미 지난해 후반기 의장 선거 이후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반쪽짜리 대전시의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동안 파행을 거듭해온 대전시의회를 바라보는 우리는 침통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해 7월 이후 파행을 거듭한 대전시의회 19명 시의원들은 책임을 지고 2008년 7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받은 의정비 전액을 반납하라"고 촉구하면서 "만일 의회 파행을 업으로 하고 있는 대전시의원들이 시민들의 의정비 반납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불신임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2010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금의 대전시의원들이 다시 대전시의원으로 선출된다는 것은 대전시민의 수치이자 대전시의회 파행에 대해 인정해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제5대 대전시의원들의 시의원으로서의 임기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유병규 대전충남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공동대표는 "시민 혈세로 배를 채워가면서 시의회를 장터 수준으로 전락시키고, 시민의 대표를 시정잡배 수준으로 만든 현재의 대전시의원 모두는 반성하고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정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도 "자신들의 자리다툼 때문에 시의회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버린 대전시의원들은 무슨 낯이 있어서 의회를 드나들고 있느냐"면서 "동네 건달들도 이 정도는 하지 않는다, 건달만도 못한 시의원들은 지금 당장 의정비를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번 대전시의회 임시회가 끝나는 21일까지 시의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교수 및 대학생, 여성계 등의 시의회 규탄 선언, 의정비 반납 촉구 거리 서명운동, 시의회 모의재판, 현수막 게시 운동, 대전시의회 판공비 공개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현역 대전시의원들의 정당공청 배제와 낙선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 대표들은 의장실을 방문해 김남욱 의장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시민단체 대표들은 의회 정상화를 위해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퇴를 촉구했고, 김남욱 의장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법대로 하겠다고 버텼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지난해 의장선거 당시 부정투표가 자행됐다는 게 법원의 공식 확인이다, 또한 시의회 파행으로 시민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면서 "이 뿐만이 아니라 학원심야교습시간 조례 사태와 산건위 연찬회 파문, 계파 간 갈등 등 시의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이미 책임을 지고 한 번의 사퇴를 표명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 아니냐, 본 회의 의결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내가 다시 사퇴한다고 파행사태가 해결되는 것 아니"라고 맞섰다.

 

박정현 녹색연합사무처장은 다시 "본회의 부결을 핑계로 사퇴를 번복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어떻게 한 번 낸 사직서를 또 내느냐... 명분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대표들은 "지금에 와서 무슨 명분을 찾느냐, 이미 모든 명분을 상실했다"면서 분개했다.

 

이상덕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속된 말로 평양감사도 저 하기 싫으면 안하는 것 아니냐, 솔직히 말해 달라, 사퇴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냐"고 물었고, 김 의장은 "적법하든 안 하든 이미 불신임안이 제출됐으니 불신임안을 본회의에 상정, 그 처리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들의 대화는 10여 분 만에 끝이 났다.


태그:#대전시의회, #의회 파행, #김남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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