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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중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지난 3월 중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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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된 지 벌써 7개월이다. 중학생이 되면서 수업 과목이 많이 늘었다. 선생님도 과목마다 바뀐다. 그래서인지 지루하지 않다. 선생님이 바뀔 때마다 분위기도 달라져, 공부하는데 집중이 더 잘 되는 것 같다.

국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인기가 많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면서, 센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favorite) 과목은 체육이다.

중간고사부터 일제고사까지... 정말 시험이 싫다

중학교 생활은 그런대로 즐겁다. 그러나 시험은 정말 싫다. 시험만 없다면 학교생활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에는 친구들이 그다지 학원생활에 얽매여 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학원이 '생활의 중심'이 된 것 같다. 난 학원을 다니지 않아 시간 여유가 많은데 다른 친구들이 그렇지 않아서 같이 놀 수가 없다.

평소 친구들은 저녁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를 한다. 그래서 문자를 하려면 학교 끝날 때나 밤 11시를 넘겨야 가능하다. 주말에도 많은 친구들이 독서학원에 다니며 글공부를 한다. 모든 것이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때에는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았는데… 아쉽다.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는 나^.^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는 나^.^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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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난 그다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은 아니다. 시험이 다가오면 '벼락치기' 공부를 한다. 벼락치기를 하다보면 마음이 급해지고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는다. '다른 친구들처럼 평소에 열심히 공부할 걸'하면서 후회를 하는 것도 헛일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시험을 보고나면 친구 사이가 꺼림칙해진다. 친구들과 놀 때도 성적 얘기가 나오면 살짝 답답해진다. 친구들이 내 성적을 물어볼 때면 당황도 된다. 친구들 사이가 조금은 불편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며칠 지나서 주말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족들과 함께 놀러 다니기에 바쁘다. 취미생활도 즐긴다.

얼마 뒤면 중간고사를 봐야 한다. 또 전국 일제고사도 본다고 한다. 내 성적이 전국에서 몇 %에 드는지 나온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정말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사실 성적이 전부는 아닌데…, 사람들은, 특히 어른들은 뭐든지 성적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아 섭섭하다.

체육·만들기 못해도 공부만 잘 하면 된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배드민턴이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배드민턴이다.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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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보는 의미가 뭘까? 시험을 보고 그 결과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어서 모든 학생들이 고루고루 잘 하도록 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성적으로만 사람을 평가해 버린다. 솔직히 공부에 취미가 있는 애도 있고, 체육이나 미술에 흥미가 있는 아이도 있다. 나는 공부보다 다른 분야에 더 취미가 많은 편이다.

내 친구 한 명은 나와 정반대다. 성적은 정말 좋은데 체육이나 만들기·그리기 등 다른 분야에서는 재능이 없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그 친구가 모든 것을 다 잘 하는 것으로 생각해 버린다. 나처럼 성적은 그리 좋지 않지만 재능이 넘치는 애들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눈길을 끌더라도 한 순간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눈길은 성적 좋은 애들에게 바로 가버린다.

왜 어른들은 성적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할까? 고등학교의 실업계나 인문계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실업계보다 인문계를 알아준다. 실업계에 다니는 사람 중에는 일부러 소질을 키우기 위해 들어간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공부를 잘 못했을 거야. 그러니까 실업계 다니지."

난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본다. 성적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작년에 스케치한 그림이다.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작년에 스케치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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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많은 친구들은 공부에 파묻혀 산다. 중학교 1학년인데도 벌써 이런다. 고등학교에 가면 어떻게 될까? 정말 절망적이다. 난 공부도 좋지만 취미생활을 많이 즐기고 싶다. 드럼과 기타도 배우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운동(배드민턴·탁구 등)도 날마다 하고 싶다. 그림도 그리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날 도와주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우리가 어렸을 때는 학교 끝나면 곧바로 가방 던져놓고 놀러갔다"고 하신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노는 게 질릴 정도로 뛰어다니셨다고 한다.

엄마와 아빠의 어린 시절이 정말 부럽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나도 한번 맘 푹 놓고 질리게 놀아보고 싶다. 이런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태그:#중학생,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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