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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도 모델을 할 수 있는곳입니다. 이곳에 가면 누구나 모델이 됩니다.
 자전거도 모델을 할 수 있는곳입니다. 이곳에 가면 누구나 모델이 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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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이 눈부십니다. 훤칠한 키에 곧게 뻗은 몸매 누가 봐도 쭉쭉 빵빵 하늘을 향해 끝없이 자라 큰 키를 자랑하는 나무가 담양에 있습니다. 누구라도 한번 보면 그 매력에 푸욱 빠져버리는 나무이지요. 사진을 취미생활로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들려봤을 법한 곳이기도 하지요.

오래전  동호회회원들로부터 이곳으로 출사를 가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시간이 맞지 않다는 핑계로 함께하지 못했는데 작년 4월 남도 여행을 하다 담양을 들르게 되었지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탁 트인 길 위로 하늘을 가린 웅장한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가 눈앞에 다가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굉장했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지요. 이곳 지리를 잘 모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답니다. 촬영이 끝난 후 담양 읍내를 구경해볼 생각으로 한참을 더 들어가자 메타세쿼이아길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보이더군요.

그곳은 비교적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고 차들이 속력을 낼 수 없는 곳이었지요.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담을 수 있는 지점인데 저는 성급한 마음에 차들이 씽씽 달리는 위험한 길에서 촬영을 했던 것이지요.

 여유있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어서 좋다. 전남 광주 효동 초등학교 다닌다는 영주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여유있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어서 좋다. 전남 광주 효동 초등학교 다닌다는 영주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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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속을 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은 곳.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입니다.
 과속을 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은 곳.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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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수지와 전남 광주에서 외가댁을 찾았다는 아이들입니다.
 용인 수지와 전남 광주에서 외가댁을 찾았다는 아이들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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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다녀온 뒤 담고자 했던 작품이 나오지 않아  늘 아쉬워하며 지내왔답니다. 팔월 한가위 추석을 맞아 부모님 댁에 내려가게 되면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마치고 짬을 내어 기필코 방문할 계획을 세운 다음 설레는 마음으로 부모님 댁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두 배의 시간이 걸렸지만 명절이니까 그러려니 했습니다. 가족 모두 기쁜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가는 길이라서인지 무료함도 잠시 부모님 댁에 도착하였답니다. 연휴 때 부모님 댁에서 그리 멀지 않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아가 2%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내심 더욱 더 신이 났지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추석 행사를 마친 뒤 둘째 집은 서울을 향해 출발했고 저는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담양에 있는 메타세쿼이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키에 쭉 뻗은 미끈한 몸매의 메타세쿼이아가 푸른 잎으로 단장을 하고 시원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합니다. 푸른 나뭇잎이 하늘을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 뻥 뚫린 길을 걷자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명절 증후군에 시달려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한방에 날려 버릴 것 같습니다.

작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차량통행이 가능했던 곳이었는데 차량 통행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2007년 5월 담양대나무 축제가 시작될 무렵부터 차량통행을 금지하게 되었다고 입구에서 자전거 대여를 해주는 사장님이 귀띔해 줍니다.

간간히 보이는 차가 있지만 대부분 농사를 위해 마을 주민이 트럭을 운행하는 정도였지요. '자전거 대여해 줍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보입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 어느 정도가 자전거를 대여해 가나요?"라고 묻자 "20%정도가 자전거를 대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고 사장님이 대답해 줍니다.

 작품을 담는 사진작가의 모습도 보입니다. 열정적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작품을 담는 사진작가의 모습도 보입니다. 열정적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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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맞아 담양에 있는 외가댁을 찾았다는 이종사촌지간입니다. 사는 곳은 달라도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신이 납니다.
 추석을 맞아 담양에 있는 외가댁을 찾았다는 이종사촌지간입니다. 사는 곳은 달라도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신이 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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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쿼이아 길을 향해 걷고 있는데 저만치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3명의 아이들이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자 "용인 수지에 살고 있는데 담양에 있는 외가댁을 찾아왔다"라고 합니다.

"너희들만 온 거야? 한 가족이니?"
"아뇨. 부모님과 함께 왔어요. 부모님들은 뒤에 오고 계세요."

수지 신월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남자아이 둘이 형제고 여자아이는 광주광역시에 산다고 합니다. 

"이곳에 자주 오니?"
"두 번째 왔는데 나무가 너무 멋있어요."

6학년인 백헌이는 "천식이 있어서 그동안 심한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곳은 공기도 맑고 나무가 많아서인지 이렇게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데도 아무렇지도 않아요"라며 즐거워합니다. 위험하지도 않고 마음 놓고 넓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합니다.

 인원 초과를 한 작은 오토바이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통통 거리며 신이 나서 달립니다. 모두 즐겁기만 합니다.
 인원 초과를 한 작은 오토바이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통통 거리며 신이 나서 달립니다. 모두 즐겁기만 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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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과 엄마는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아빠는 힘 들이지 않고 사진을 찍습니다. 딸이 힘들다며 불평을 합니다.
 딸과 엄마는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아빠는 힘 들이지 않고 사진을 찍습니다. 딸이 힘들다며 불평을 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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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열심히 청소를 하는 아저씨와 소꼴을 자전거에 실고 가시는 할아버지입니다.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열심히 청소를 하는 아저씨와 소꼴을 자전거에 실고 가시는 할아버지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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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또 다른 가족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가족이 탈 수 있는 가족용 자전거를 타고 지나갑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는 곳이 양쪽 사이드 두 곳인데 아빠는 가운데에 타고 딸과 엄마 둘이서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힘들다는 딸의 투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빠는 연신 사진을 찍습니다.

인원 초과를 한 작은 오토바이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통통 거리며 신이 나서 달립니다. 모두 즐겁기만 합니다. 이곳에 오면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는가 봅니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사이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환경 도우미께서 거리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주워 쓰레기 봉투에 담습니다.

이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들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사이로 소에게 먹일 풀을 자전거에 실어 자전거를 끌고 가시는 할아버지도 있습니다. 다양한 풍경이 어우러져 이런저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입니다. 길옆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 들녘이 가을의 풍성함을 더해줍니다.


태그:#담양 메타쉐콰이어길, #메타세쿼이야,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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