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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제안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긴급 제안합니다. 모금운동을 통하여 순수하고도 지속가능한 촛불문화제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갔으면 합니다. '폭력'을 뒤집어 쓴 힘이 아니라 '비폭력'으로 무장(?)한 아름답고도 지속가능한 힘을 모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주말, 저는 간간히 듣는 방송 뉴스 외에는 촛불문화제 소식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야 어디 가겠습니까. 새 주간이 시작되면서 저는 차근차근 주말 소식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알게 된 많은 소식들 아니 많은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저는 때때로 눈을 지그시 감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87년 6월 항쟁도 벌써 20년을 훌쩍 지난 사건이건만 갈수록 한국 땅은 '피로 물들여야만 똑바로 되돌릴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의 책을 통해서만 알고 있었던 수많은 민주화 운동 장면과 시민운동 장면을 바로 코앞에서 보는 듯했습니다. 도저히 차분하게 볼 수 없는 장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 피비릿내 나는 장면들을 보고 또 보며 어느 순간 결심했습니다. 긴급제안을 하기로.

 

국민을 위해 국민이 모금합시다!

 

2008월 6월 3일, 기억하기도 싫을 뿐더러 아예 달력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모금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합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과 전쟁을 벌이는 대통령'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상황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합니다.

 

지난 달 있었던 대국민담화는 이제 휴지조각에 불과하며 앞으로 나올 그 어떤 대국민담화도 '최후 결정' 외에는 국민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제정신'으로 돌아온다면 또 모르지만요. 그러나, 이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현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대 그런 일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마지막 예의'를 국민 앞에 보여주는 그날까지 대한민국 국민은 2008년에 붙을 새 이름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생각대로 흘러갔다면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한 해로 기록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2008년은 오로지 '2008비폭력 촛불문화제와 국민화합'을 기리는 해가 될 것이며 이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떤 정부대책과 사탕발림식 발언이 쏟아져 나와도 말입니다.

 

저는 날마다 TV 화면 상단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글자 몇개를 보고 있습니다. 버마(미얀마)와 중국을 위한 구호금을 보내달라는 문구 말입니다. 친절하게도 후원금을 보낼 방법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안내문을 읽어가다 결국 촛불문화제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모금이 필요한 곳은 중국, 미얀마뿐 아니라 한국이기도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시민들이 들고 나온 그 많은 초는 누가 사 준 것인지 알아내라는 대통령 발언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 터뜨리다 혼자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화 내지 않으렵니다. '쇠귀에 경 읽기'도 한 두 번이지 어떻게 일일이 다 화내가며 타이르겠습니까. 이제는 정말 우리 스스로 알아서 우리 할 일을 이어가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 스스로 이어 온 촛불문화제는 18대 국회 개원과 함께 한미FTA라는 더 거대한 문제와 맞닥뜨릴 상황앞에 놓여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쇄신안이 나와도 촛불문화제는 이제 꺼질 시점을 넘어버렸습니다. 이 대통령의 '마지막 결정' 그러니까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국민 앞에 보이는 진짜 예의'를 보이는 그날까지 촛불문화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은 사실상 시작에 불과합니다. 한미FTA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곳곳을 파헤치고 뒤짚어버리며 국민 마음마저 뒤짚어버리고 말 한반도대운하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결 같이 '대국민 전쟁'을 불러일으킬 사안들입니다. 참고로, 정부는 한반도대운하 문제를 이제서야 공개적으로 다루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2008국민모금, 이렇게 합시다

 

이와 같은 2008년 6월 이후 상황을 생각해보건대, 사실상 2013년 2월까지 바라보고 있는 촛불문화제의 의지에 든든한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의지가 말하는 바는 이미 한국 땅 곳곳에서 국민들을 통해 선포되어왔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촛불문화제 및 거리시위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초, 비닐옷, 현수막 등등 시민들이 알아서 준비하는 각종 집회 물건들도 갈수록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알아서들 잘 준비하시겠지만, 이제부터는 누군가는 아니 우리 모두 좀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는 지금 '2008 비폭력 촛불문화제와 국민화합의 해'를 역사에 뚜렷이 남기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스스로 알아서 후원하는 모금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합니다. 그 많은 초도 국민 여러분 스스로 준비했고, 그 많은 집회 물건들도 역시 국민 여러분이 알아서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함께 울고 함께 웃었던 시민 부상자들 치료와 향후 일정을 위해서 좀더 지속가능한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우선, 심각한 부상자들 치료를 위해 부상자 가족이나 관계자를 통해 후원금 계좌를 개설할 것을 제안합니다. 앞으로 계속 나올지 모를 부상자들을 생각해서 공식적으로 '부상자치료전용 계좌'를 개설하여 (시민단체 등에서) 관리해주면 더 좋을 것입니다.

 

또한, 거리에서 즉석으로 동전 모금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합니다. 지폐보다는 동전을 추천합니다. 자꾸 말도 안되는 배후를 캐고 다니는 정부와 여당에게 국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지폐보다는 동전으로 모금활동을 벌일 것을 제안합니다. 십시일반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마음이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힘을 만들어가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시민 모금액의 순수성과 정당성을 보증해 줄 방법이 필요하므로 여기에는 야당 관계자 및 시민단체에서 나서줄 것을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모금활동은 자칫 이번 촛불문화제에 담긴 대한민국 국민의 순수한 열정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야당 관계자들과 시민단체에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조정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판 자체가 거대해진 이번 촛불문화제를 생각해서라도, 모금활동과 같은 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공신력을 지니고 활동하시는 이분들이 나서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보다는 6월 10일로 예정된 대규모 촛불문화제가 더욱 가깝게 느껴집니다. 날이면 날마다 온 나라를 달구고 있는 촛불문화제의 열기는 이미 대한민국을 휘어감고도 남아 해외 동포들에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향후 5년을 국민이 이끌어가는 정부로 만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는 이 글을 통해 2008년도 제1호 국민제안이 되길 바라는 점 몇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태그:#모금운동, #촛불문화제, #이명박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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