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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남부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북부권지역보다 피해가 적어 지난 3월부터 자체적으로 조업을 재개할 정도가 됐다.
▲ 조업재개 태안 남부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북부권지역보다 피해가 적어 지난 3월부터 자체적으로 조업을 재개할 정도가 됐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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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5개월째를 맞고 있는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북부권 대부분의 주요 해수욕장에서 중장비를 이용한 모래 뒤집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방제작업의 효과로 차츰 육안으로 가능한 기름띠는 사라지고 있기는 하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모래 뒤집기를 하면 모래층에 스며든 기름들로 검붉은 기름이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올 여름 태안군의 해수욕장 개장은 과연 가능할까?

우선 남부권(남면, 안면읍, 고남면) 해수욕장들의 개장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부권(근흥, 소원, 원북, 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도 낮고 해안가가 직접적으로 기름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판단된다.

꽃지해수욕장 김용현 번영회장은 “"별히 개장식을 하지는 않겠으나 관광객을 맞을 준비는 하고 있다"며 "피해면에서도 남부권은 피해가 적어 개장에는 문제가 없다. 실제 지난 주말부터 대다수의 관광객들이 꽃지 해수욕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허나 김 회장은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여름철이 다가올수록 기온이 상승해 기름피해를 입은 먼 바다 섬에서 기름이 녹아 흘러내려 바다에 유입, 해안가로 떠밀려 올 수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으나 정상적인 개장식은 무리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안면해수욕장 한상대 번영회장도 "기름 피해 이후 지역경제가 침체된 점을 감안해 해수욕장을 개장해 관광객 유치를 해야 한다"며 "개장식도 준비하고 있고 개장도 할 것"이라고 밝히며 "또한 피해보상과 관련해 비교군도 필요하기 때문에 영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난주 예상밖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 전년대비 약 80% 가까이 매출을 올렸으며, 바닷가 펜션들도 꽉 찬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몽산포 해수욕장을 비롯한 남부권 해수욕장의 공극수 유분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공극수는 자가, 모래 점토 등의 입자 사이에 존재하는 물을 말한다.

남부권이 서서히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한 반면 북부권은 아직도 중장비를 이용한 모래뒤집기와 자원봉사자가 외진 지역에서 흡착포 및 천 등을 이용해 자갈과 바위틈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방제작업에 여념이 없다.

태안 일부 해변에선 아직도 모래 뒤집기 실시 후 기름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기름제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 모래 뒤집기 태안 일부 해변에선 아직도 모래 뒤집기 실시 후 기름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기름제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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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포 해수욕장을 비롯한 기름 직격타를 맞은 북부권 대부분 해수욕장엔 트렉터와 포크레인이 해안가에서 모래 뒤집기로 자연방제를 돕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은 고온고압기를 이용해 방파제 축돌 틈에 스며든 기름을 제거하는 작업과 모래 뒤집기로 발생한 기름 거품을 떠내고 있는가 하면 흡착포를 이용한 방제작업도 겸하고 있다.

또한 국내기업 및 기관, 단체를 중심으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사고 초반 방제작업을 실시하지 못한 지역에서 기름제거 자원봉사가 이어지고 있다.

만리포 국응복 번영회장은 "개장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어 정부의 안전성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계룡건설측에서 만리포와 천리포 등을 개장하기 위해 몇 달간 수차례 자연방제를 돕는 모래 뒤집기를 해 지금은 어느 정도 방제가 끝났다"고 말했다.

허나 "기온 상승으로 가라앉은 오일볼 혹은 타르 덩어리가 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어 현재 자연방제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며 "정확한 개장여부는 6월 중순이 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항해수욕장 이생규 번영회장도 "아직 방제작업도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수욕장을 개장하기는 어렵다"며 "올해는 해수욕장 개장은 없을 듯하다. 혹여나 개장해 문제가 발생하면 관광객들로부터 이미지만 실추돼 향후 문제가 더욱 커질듯 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근 구름포 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모래층에 스며든 기름이 모래뒤집기 후 다량으로 유출되고 있는 등 이 지역 일대 해수욕장 개장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실제 국토해양부의 조사에서도 의항해수욕장을 비롯한 구름포, 신노루 등에서 공극수 유분농도가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이 지역의 해수욕장 개장은 올 여름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태안군 일대 해수욕장 개장은 6월 중순쯤 피해정도와 방제작업정도에 따라 결정 하되 일부지역을 제외한 부분 개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방파제 및 콘크리트 구조물(TTP; 일명 삼발이) 틈에 스며들어 굳어진 기름들이 기온상승으로 인해 녹아내리거나 해수면에 가라앉은 기름이 수면으로 떠오는 등 2차 오염이 발생하여 악영향이 끼칠 수 있어 지역주민들은 해수욕장 개장에 신중을 가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제외한 부분 개장이 자율적으로 이뤄질 듯하다"며 "원천적으로 해수욕장 개장은 각 번영회가 주체가 되어 이뤄져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개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기름유출, #태안,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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