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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다음 블로그 방명록에 한 블로거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글을 보고 들어왔다며, 배다리에 청라-송도를 잇는 산업도로가 마을을 두 쪽 내고 땅을 파헤치고 있어 주민들이 대책위를 꾸려 대응 활동을 하고 있다며 관련 기사를 써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 댓글에 계양산 골프장, 송도국제도시, 가정뉴타운, 청라지구 개발 등 인천시의 무분별한 막가파식 개발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사 작성을 요청받을 만한 주제도 되지 않고, 대응 활동을 직접하고 있고 산업도로의 문제를 더 잘 알고 있는 블로거가 직접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편이 좋겠다는 답을 남겼었습니다.

 

* 관련 글 :
-
'그린벨트 풀어 경기장 짓겠다'는 반환경 인천아시안게임

 

그리고 6개월이 지난 뒤, 그곳에 가보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동인천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송림동 달동네를 밀어내고 콘크리트 아파트를 세우고 있는 재개발현장과 송림로타리, 현대시장을 뒤로하고 복음병원을 들렀다가 고개를 넘어 인천 도시화의 표상이었던 삼익아파트를 지나 흉물스런 산업도로와 마주했습니다.

중구-동구 산업도로 건설은 1998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중구와 동구를 두 동강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100여년 역사를 가진 도심 주택가를 쓸어버리고 대형 화물트럭이 다니게 될 50m폭의 오염덩어리 산업도로를 만든다 하여 반발했습니다.

 

특히 산업도로 건설은 주민들 의사와는 무관하게 안상수 인천시장과 공무원들만의 반민주, 반주민적인 공사로 획책된 것으로, 인천시는 주민공청회와 합의에 대한 약속도 지키지 않은 채 일방적인 설명회를 진행하며 '필요 없는, 거짓투성이 도로' 만들기에 혈안이었습니다.

 

연안부두 수출입물동량 운반을 위해 산업도로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미 중앙정부가 만들게 될 외곽순환도로가 산업도로의 기능을 맡게 됨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명품도시'를 외치면서 공사를 강행해오고 있습니다.

 

관련해 지난 5월에는 중·동구 관통도로 무효화를 위한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공식 발족하고 산업도로 무효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민모임은 산업도로 중단과 산업도로 구간 녹지화, 주민의견 수렴 약속 등을 요구하고, 산업도로 건설사업의 비민주성과 폭력성, 반인천성에 대한 대시민 고발과 사업철회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단순히 도로개설만으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주민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못한 산업도로는 당장 백지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일삼는 인천시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와 산업도로 무효화 요구로 인해, 현재는 1구간과 3구간 공사가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시절, 혹독한 가난을 하루 날품 노동으로 넘어서기 위해 이곳 인천의 중구와 동구로 몰려들었던 서민들의 땀과 피로 만들어진, 100년 생생한 역사를 가진 마을, 문화와 생활의 터전인 마을을 '명품도시'를 꿈꾸는 인천시는 건설사들의 밥그릇을 위해 주민들의 삶과 터전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합니다.

 

 

* 관련 사이트 :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http://www.vaedari.net/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산업도로, #막개발, #인천시, #중동구, #송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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