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한나라당대전시당 위원장이 시당위원장 선거에 재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들 간의 대리전으로 이번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이재선 위원장은 10일 오전 대전시당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잠 못 이루는 고민 끝에 정권교체와 나라 살리기에 저의 모든 역량과 열정을 바치고자 대전시당 위원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창희 전 최고위원과 저, 그리고 많은 동지들은 대전에서 한나라당이 존폐위기에 내몰렸던 시절, 사비를 털어가며 눈물겹게 지켜온 사람들"이라며 "특히 지난 5·31지방선서에서는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는 대전시장 선거에서 기적 같은 역전을 이루어 대전시민의 사랑을 되찾아 왔다"고 지난날을 회고 했다.

이어 "이렇듯 황무지를 일구는 심정으로 어렵게 쌓아온 대전의 한나라당 기반이 대통령후보 경선이 끝남과 동시에 안타깝게도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명박 후보를 지지 한 뒤, 강 전 의원의 용퇴를 주장하며 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한 김칠환 전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또 "선거에서 이긴 자에게는 환희의 시간이, 진 자에게는 모멸의 시간이 주어지지만 경선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우리는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다함께 복무해야할 한 식구요 동지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조그마한 방심도 오만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식을 뼈 속 깊이 새기고, 좀 더 자세를 낮추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에 집을 짓고, 그 속에 머물러야만 우리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양 진영의 갈등을 봉합, 일치단결하여 정권교체의 대오를 굳건히 만들겠다"며 "또한 모든 것을 던져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든든히 지켜내는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지난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이 위원장이 시당위원장 재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대전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명박-박근혜 양 측의 대리전이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대전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칠환 전 의원이 지난 5일 시당위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강창희 전 최고위원과 이재선 현 시당위원장의 2선 후퇴를 주장했기 때문.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김칠환 전 의원을 겨냥 "경선은 12월 본선위해서 치르는 것인데, 그 과정과 결과를 가지고 이제 와서 이야기 하는 것은 대인답지 못한 조잡한 언행"이라고 비난하고, 그렇게 정치하려면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맹렬히 쏘아 붙였다.

특히, 이날 이재선 위원장의 기자회견장에는 세과시를 하듯, 강창희 전 최고위원을 비롯한 4개 구청장 시·구의원, 당원 등 100여명이 몰려 김칠환 전 의원을 비롯한 이명박 후보 측과의 일전의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시당위원장 선출대회가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대리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을 예고하는 장면이다.

한편, 이명박 후보를 도왔던 김영관 대전시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 과정에서의 잘잘못을 떠나 한나라당이 정권을 되찾아오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강창희 전 최고위원은 중립을 지키고, 출마를 선언한 두 후보가 만나 합의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나친 대립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