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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환경분과위 산하에 문화재 논의 기구 설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이 기구가 설치되면 주한미군과의 공식 통로가 확보돼 주한 미군 기지 내 문화재 보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파주 스토리사격장,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 내 문화재 훼손 문제가 논란이 되자 문화재보호를 위해 SOFA합동위원회에 참여해 문화재청의 입장을 직접 개진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여러 차례 '문화재분과' 신설을 요청해왔다.

문화재 문제가 한미간 외교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덕수궁터 미대사관·아파트 신축 문제 이후 파주 스토리사격장과 다그마노스 훈련장이 두 번째다.

외교통상부 "환경분과위 산하 협력부서 방안 검토"

문화재청은 "SOFA에 문화재 관련 규정이 없고 국내법과 상충될 경우 한미간 협의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문화재 관련 현안들이 SOFA 합동위원회에서 논의·협의될 수 있도록 문화재 분과 신설 또는 기존 분과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외교통상부와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외교통상부 SOFA운영실 황유실 외무관은 "현재 우리측에 문화재분과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환경분과위 산하에 협력부서(Joint Working Group)를 만들어 문화재청,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5일 밝혔다.

황 외무관은 "협력부서 신설이 애매한 사항이기 때문에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입장을 국방부와 국무조정실 주한미군대책기획반에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미측과 협의를 진행하기 전에 부처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미측과 문화재와 관련되어 합의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 문화재청, 국무조정실 등과 부처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OFA와 16개 분과위 합의서에는 문화재와 관련해 합의된 것이 전무한 상황에서 환경분과위 산하에 기구를 설치해 문화재 문제를 논의하려는 것은, 미측에서 문화재 문제를 환경분과위에서 다루고 있어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외통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매장문화재과 안형순씨는 "문화재 분야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부처간 협의를 통해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재보호를 우선하려면 문화재분과 신설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접근하려고 외통부에서 부처의견을 종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무조정실 주한미군대책기획반도 외교부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분과위 산하 협력부서에 대한 공문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번 외교부의 환경분과위 산하 협력부서 신설 추진은 용산미군기지 이전 사안과 스토리사격장·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 문화재 문제와 맞물려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2일 '주한미군기지이전에따른평택지역등의지원에관한특별법(안)'과 관련한 의견을 국방부에 제출할 때도 '지표조사 이전 대상지의 문화재 보호방안을 특별법에 제도화하는 것을 반영해 달라'는 검토의견을 전달했다.

환경부 환경평가과 안승호 사무관 역시 국방부에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환경영향평가 의무실시를 하지 않도록 하는 특례규정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런 입장을 지난 4월에도 전달한 바 있다. 문화재청 안형순씨는 "7월 말까지의 의견제출 건은 4월 의견검토 연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스토리사격장·다그마노스훈련장 등 주한미군 기지 및 훈련장의 근본적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방부가 문화재, 환경 등의 현안이 대두될 것 같아 의견수렴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화재청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지만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주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국방부는 문화재 논의기구 설치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 공보과 유아무개 중령은 "국방부의 의견을 밝힐 수 없다"면서 "문화재청과 진행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전체적인 이전관련업무와 연계되어 있어 현재 입장을 말할 수 없지만 종합적으로 정리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 국방부, 외교부 등은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스토리사격장과 다그마노스 전차훈련장에 대한 문화재지표조사와 보존대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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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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