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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는 23일 서울 국군정보사령부 앞에서 '실질적인 보상을 위한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 구성 및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였다. 또 24일부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은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용우(51)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는 23일 서울 국군정보사령부 앞에서 '실질적인 보상을 위한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 구성 및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였다. 또 24일부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은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용우(51)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 ⓒ 오마이뉴스 김용남
최근 보상금 문제를 놓고 과격시위를 벌여 세간의 주목을 끈 바 있는 '북파공작원'들에 대해 군당국이 공식 실체를 인정하고 해당자들에게 보상금을 신청하도록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23일 오전 7시부터 서울 국군정보사령부 앞에서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 구성과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회장 정순호) 회원들로부터 확인됐다.

이들에 따르면, 국군정보사령부는 지난 16일부터 북파공작원 출신자들에게 9쪽 분량의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를 발송, 현재 접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서에는 "명예회복과 실체 인정은 형식적인 구호나 선언적인 것보다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군당국이 이들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고 있음을 거듭 밝혔다.

신청서에는 또 "'01년 10월 '충혼탑을 건립'하여 희생정신과 명예를 선양토록 하였고 ·6·25 전쟁 중 활동하신 분에 대해서는 '참전증이 수여'되도록 하고 있으며 ·'무공훈장 찾아주기 운동'의 일환으로 훈장 미수령자 260여명을 파악하여, 본인과 가족이 확인되는 대로 훈장수여식을 시행중이며 ·임무와 관련하여 산화하신 분 중 묘지가 확인되는 요원에 대해서는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위로보상금 지급기준'과 관련, 군당국은 대상자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① 6·25 전쟁시기의 전시 참전('51. 3. 6∼'53. 7. 27)
② 휴전 후 준전시 특수임무수행기간('53. 7. 28∼'59. 12. 31)
③ 7·4공동성명 이전까지의 비 전시 특수임무 수행기간('60. 1. 1∼'72. 7. 4)
④ '94년까지의 안보 대비 양성기간('68. 2. 1∼'94. 12. 31)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 등에게 지난 16일 날짜로 발송된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는 9쪽 분량의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 등에게 지난 16일 날짜로 발송된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는 9쪽 분량의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 ⓒ 유창재
이 자료에 따르면, 군당국은 그동안 대북관계 등을 고려하여 부인해오던 '북파공작원'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한데다 지난 94년까지도 북파공작원이 실존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셈이다.

한편 국군정보사령부는 북파공작원 문제와 관련, 지난해 10월부터 '민원발전위원회'를 구성, 현재까지 1450여건의 민원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당국으로부터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를 우편으로 받은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들은 "적절한 '실제 보상'이 아닌, 타당성이 없는 '위로보상'으로 공문화 한 것을 거부한다"며 23일 국군정보사령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이날 정보사 민원실장 등이 1인시위 현장에 나와 이들과 대화를 나눴으나 취재진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용우(51)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회원은 "30년 입막은 정보사가 30번 죽일 셈이냐"며 "기껏 주겠다는 보상금이 떡값이나 개값이지 말도 안된다"고 말하면서 24일부터는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는 오는 25일 '실질적인 보상과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서울역 앞에서 벌일 계획이며, 전국 각 지부별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17일 여의도 일대에서 불법 시위를 벌인 후 22명이 구속됐으며, 15명은 풀려나고 현재 7명이 구속돼 있다.

"정부는 우리를 '적'으로 만들었다"
[인터뷰] 정원조 HID 북파공작원 설악동지회 고문

- 1인 시위를 벌이게 된 이유는.
"어제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를 받았다. 보상금 산정 기준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액이 군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한마디로 개값이다. 우리를 개 취급하는 것이다."

- 얼마의 금액을 정부에 신청했으며,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 기준을 통해 받게 되는 금액은 얼마인가.
"나의 경우 8억5000만원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상금 산정 기준에 따르면 '6000만원' 정도밖에 안된다. 우리가 목숨 걸고, 젊음을 바쳐 한 일에 비하면 터무니없다. 이미 한번 죽은 목숨,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정부에 대응할 것인가.
"우선 1인 시위를 청와대 등 정부 부처 앞에서 벌일 것이다. 그리고 각 지역별로 산발적으로 집회를 가질 것이다. 특히 오늘(23일) 국군정보사령부 앞에서 출근하는 근무자들을 향해 오전 7시부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후부터는 천막을 쳐놓고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이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갈 때까지,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 정부는 우리를 '돌아온 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할 것이다."

- 정부에 바라는 점은.
"우리에게 '위로보상금 지급신청서'를 보냈다는 것은 우리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협상의 자리를 만들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단지 공문화해서 보낸 서류로 신청해서 보상금을 받고 말 것이었으면 애초 이렇게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위로보상'이 아닌 '실제 보상'을 원한다. 정부는 우리들의 실체를 인정했으니까 실질적인 보상을 위해 '공동협상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구속된 정순호 회장 외 6명의 동지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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