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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은 지난 12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 수용의사를 밝힌 뒤 자리로 향하고 있는 모습.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은 지난 12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 수용의사를 밝힌 뒤 자리로 향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3년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아래 위원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지인 자녀(아래 A씨) 채용 의혹'에 대해 해명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혹은 지난 2014년 2월 <한겨레>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위원회에 채용된 A씨의 아버지는 나경원 의원과 그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며 판사 출신 변호사였다. 특히 A씨 아버지는 김재호 부장판사가 수원지방법원에 처음 부임할 당시 부장판사였다. 

7년 여가 지난 2020년 1월 22일,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이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그러자 나경원 의원은 ▲공채 결과 1등 합격자가 개인 사정상 입사를 포기해 합격자가 없었으며 ▲이에 별도로 특별채용을 진행해 채용요건에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정감사 결과 및 처분요구서' 살펴보니... 투트랙 채용과정

지난 7일,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정보공개청구에 의해 '(사)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특정감사 감사 결과 및 처분요구서'를 공개했다. 이 특정감사는 2014년 2월 7일부터 11일까지 이뤄졌으며, 대한장애인제육회 감사실 직원 3명이 실시했다. 이 문건에는 '나경원 지인 자녀 채용 의혹' 과정과 이에 따른 처분결과가 기술돼 있다.

2013년 11월 13일께 위원회는 국제업무분야를 담당할 직원 채용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위원회는 2013년 11월 13일부터 11월 24일까지 채용공고를 낸 후 최종 28명의 지원을 받아 11월 25일 서류전형 합격자 6명을 발표했다. 또 이틀 뒤인 11월 27일 6명에 대한 1차 면접을 거쳐 3명을 선발했다. 11월 29일에는 2차 임원면접을 실시했다.

특정감사 문건에 따르면 "위원회는 2차 임원면접결과 3명의 후보자 중 종합점수(영어구술+인물평가)가 가장 높은 이OO을 채용하려 했으나 이OO가 개인 사정(사전 취업)으로 입사 포기의사를 표하였으며, 이에 위원회는 공채응시자는 합격자가 없는 것으로 통보했다"라고 적어놨다.

그런데 논란이 되는 대목은 A씨가 등장한 시점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문건에 따르면, 위원회는 공개채용 대상자 1차 면접일인 11월 27일 A씨에게 입사지원 의사를 타진했다. 이어 바로 다음날인 11월 28일 공채면접위원인 이아무개 변호사 사무실에서 1차면접을 실시했다.

위원회가 A씨에 지원의사를 타진한 배경은 뭘까? 특정감사 문건에 따르면 "2013년 4월께 김아무개 교수가 A씨를 위원회에 인재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11월 27일 6명에 대한 1차 면접을 실시한 날 A씨에게 지원의사를 타진했다는 데에서 채용이 '투 트랙'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당시 위원회는 2013년 11월 29일 오전 10시 30분에 종로구에 있는 위원회 회의실에서 2차면접을 진행한다고 공지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공개채용 일정과는 별도의 일정을 밟은 A씨가 최종합격했다.

"2차 면접대상자 3명이 합격 포기 할 것이라고 예단하여..."
 
 위원회는 공개채용 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별도로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특정감사 문건에 따르면 그 이유는 "합격포기를 할 것이라고 예단했다"라고 서술했다.
위원회는 공개채용 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별도로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특정감사 문건에 따르면 그 이유는 "합격포기를 할 것이라고 예단했다"라고 서술했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공개문서

공개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특별채용을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특정감사 문건에 따르면 "위원회는 채용합격자의 잦은 입사 포기 및 이직을 이유로 2차 임원 면접대상자인 3명(이OO, 김OO, 홍OO)도 합격 포기를 할 것이라고 예단하여 특별채용을 별도로 실시했다"라고 명시돼 있다.

결과적으로 위원회는 면접참가자들에게 물어보지 않은 채 '합격을 포기할 것이라고 미리 판단'한 것이 된다. 결국 위원회가 공개채용 절차를 무력화 시킨 셈이다.

지난 1월 22일 민생경제연구소 등이 나경원 의원을 고발하자 나 의원 측은 '공채 결과 1등 합격자가 개인 사정상 입사를 포기해 합격자가 없었고, 별도로 특별채용을 진행해 채용요건에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특정감사 문건에 기술된 내용에 따르면, 공채 결과 1등 합격자가 개인 사정상 입사를 포기하기 전에 이미 별도의 특별채용을 진행한 것이 확인된다. 그 결과 A씨가 채용됐다. 이는 나경원 의원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특정감사 이후 처분도 경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나경원 회장 지인 채용 의혹'에 대해 제 규정 미준수를 들어 '개선요구 및 담당자 문책'을 지시했다.

위원회는 현재 (사)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단체는 1978년 한국특수올림픽위원회로 출범해, 2006년 대한장애인체육회 산하 유형별 단체로 가입했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 국제 생활스포츠 단체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신문고뉴스에도 실립니다.


#나경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스페셜올림픽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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