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화순 5.18단체 회장 A씨의 자필서명이 담긴 사실확인서
 화순 5.18단체 회장 A씨의 자필서명이 담긴 사실확인서
ⓒ 박미경

관련사진보기

 
전남 화순군의 5.18 관련 단체(이하 화순5.18) 회장 A씨가 사기 및 기부금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A 회장은 사업가 B씨에게 '가지고 있는 임야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겠다'며 6억 4천여만 원을 취득하고, 기부 금품모집 등록도 하지 않고 B씨로부터 4천만 원 상당의 쌀을 불우이웃 돕기용으로기부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화순지역 5.18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의 대표 격인 단체 회장을 맡은 A 회장의 행각에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특히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는 '화순군의회 C 의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의 A 회장의 자필서명이 담긴 사실확인서가 공개된 상황이어서 지역 정가도 술렁이고 있다. 

화순5.18 A 회장에 대한 1심 2차 공판이 지난 29일 광주지방법원 102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에 대한 인정신문이 이뤄졌다. 인정신문은 애초 지난 3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던 A 회장이 당일 사선변호인 선임을 이유로 공판기일 연기를 요구하면서 2차 공판을 통해 이뤄졌다. 

앞서 검찰은 공소장에서 "A 회장은 B씨를 상대로 B씨가 가지고 있는 임야에 대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겠다"면서 2012년 8월부터 총 6억 4400만 원 상당을 편취했고, 2013년 1월부터 4천만 원상당의 쌀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는 A 회장이 자신이 가지고 있거나 제삼자가 가지고 있는 개발제한구역 내 상당한 면적의 토지를 B씨가 매입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차 공판에서 A 회장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정치권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기 혐의와 관련 A 회장은 "B씨로부터 6억 4천여만 원을 받았다"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돈을 받은 목적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진술을 했다. 

A 회장은 "B씨에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겠으니 돈을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지 않았고 설령 했더라도 개발제한구역 해제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면서도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관련된 경비로 받은 것이다"고 주장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는 관련이 없는 돈이라면서도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경비로 받은 것이라며 관련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돈을 받은 목적에 대한 재판부의 추궁이 이어지자 A 회장은 "B씨가 돈을 건넨 것은 무등산국립공원 승격과 관련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당시 내가(A씨) 무등산국립공원 반대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어 환경부 등을 방문하는데 필요한 경비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회장이 국립공원 반대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던 당시부터 현재까지 B씨는 시종일관 무등산국립공원 지정에 적극적인 찬성입장을 취하고 있어, 국립공원지정에 찬성하는 B씨가 국립공원지정을 반대하는 A 회장에게 경비를 지급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A 회장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오가지 않아 이어질 공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A 회장이 '내가 기부한 물품의 사용처를 알려 달라'고 요구하는 B씨에게 제출한 자필서명이 담긴 사실확인서에는 "C 의원의 지시에 따라 B씨를 설득해 화순5.18에 쌀을 기탁하도록 하여 기부받은 쌀 전부를 C 의원의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용으로 배포했다"고 명시돼 있다.

'C 의원의 당선을 목적으로 C 의원이 지목한 지지유권자들에게만 쌀을 배포했고, C의원의 배우자도 쌀을 가져갔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B씨가 기부한 쌀은 2014년 6월 지방선거 직전인 2013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사이에 C 의원의 선거구에 집중적으로 배포됐다. 

A 회장과 C 의원은 A 회장이 C 의원에게 수천만 원을 건네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입건돼 현재 검찰이 조사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순자치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화순, #화순5.18, #5.18사기, #5.18횡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