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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면 일대에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오가면 일대에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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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실시계약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충남 예산군 오가면 구릉지는 예산사과의 주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오가 구릉지는 사과뿐 아니라 인삼과 고구마 등 어떤 농작물을 심어도 비교적 잘 자라는 옥토 중의 옥토로 꼽힌다.

오가 벌판에서 나온 쌀과 구릉지에서 나온 사과 등의 농산물은 주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 오가 구릉지는 그만큼 비옥한 땅이다. 실제로 오가면 구릉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수탈을 목적으로 세운 농장이 들어설 정도였다.

윤동권 예산군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은 "예산은 예부터 농지 면적이 넓었다. 예산에 나온 농작물의 대부분 서울이나 인천으로 팔려 나갔다"며 "일제 강점기 때는 오가 구릉지에 일제가 세운 해외척식 주식회사가 있었다. 오가 구릉지는 일제도 탐낼 정도로 중요한 옥토였다"라고 말했다. 윤 사무국장도 오가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옥토 관통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 예산사과에도 타격

오가 주민들은 비옥한 농토 한 가운데로 고속도로가 건설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오가면 주민들은 지난 28일 오가면 일대에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오가면 통과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걸었다. 농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오가 구릉지의 옥토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태영 분천리 이장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예산(군)의 중앙을 가로지른다. 게다가 오가면에서도 가장 좋은 구릉지를 토성까지 쌓으며 자르고 지나가는데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고속도로가 나고 나면 예산 사과의 청정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 마을은 고속도로 건설 과정이나 건설 이후에도 소음과 분진에 시달려야 한다"며 "<농민신문>에 따르면 소음과 분진은 사과의 수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사과 주산지인 오가면 구릉지를 절대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서부내륙고속도로 착공 의사를 꺾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농지와 산지 전용 문제가 해결되면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실시계약은 곧 승인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한 '서류상 착공'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농림부는 오가 구릉지에 대한 농지전용을 불허하라"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오가면으로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김형수씨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민원을 제출했다. 민원의 주요 골자는 서부내륙고속도로(주) 측이 오가면 구릉지의 농지를 전용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농지 한가운데로 가로 질러갈 경우, 농지를 도로용도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도록 전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련 허가는 농림식품부와 각 시·군에서 담당한다. 농지 전용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국토부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실시계약'을 승인할 수 없다.

김씨는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예산의 상징과도 같은 예산 사과 재배지를 무차별 관통 한다"며 "천문학적인 과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농업을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 DNA(유전자)를 지닌 농식품부는 오가면 과수와 주민피해를 깊이 공감하고, 농지 전용을 절대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서부내륙고속도로 , #오가 구릉지 , #평택익산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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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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