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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양산지회장 선거를 두고 갈등이 깊었는데, 결국 4개 협회(지부)가 탈퇴를 선언했다. 양산문인‧음악‧연예‧국악협회가 5월 8일 "우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를 포기한다"며 양산예총 탈회를 선언한 것이다.

이번 갈등은 양산예총 회장 선거 때문에 불거졌다. 양산예총은 지난 2월 8일 새 회장 선거를 치렀는데, 2명의 후보 모두 결격사유가 있었던 것이다.

회장 선거는 전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투표가 아니라 대의원 선거로 치러졌다. 선거 결과, 최현미(미술) 회장이 총 21표 가운데 12표를 얻어 9표를 얻은 후보(전임 회장)를 누르고 당선했다.

선거 직전 후보 자격 문제가 제기되었다. '양산예총 임원선거관리규칙'에 보면 60일 이상 양산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최 회장은 선거공고일 직후 주소지를 밀양에서 양산으로 이전하여 입후보했던 것이다. 또 최 회장은 선거에 나서기 전 추천인에도 문제가 있었다.

낙선했던 후보는 그가 소속되어 있었던 한국국악협회 양산지부(양산국악협회)가 2016년 2월 경남국악협회장으로부터 해체 명령을 받았던 것이다. 두 후보는 관련 규정과 별개로 협약(서약서)을 통해 선거를 치렀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았던 일부 협회(지부)장과 회원들이 문제제기를 했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한국예총과 경남예총이 양산예총에 대해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비대위는 한국예총의 감사가 지역예총 자치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양산예총은 지난 4월 2일, 각 협회장과 원로고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직무대행 체제 출범 후 재선거 실시'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국예총은 4월 5일 최현미 회장을 인정하는 내용의 '인준서'를 교부했다. 양산예총은 지난 4월 27일 새 회장 취임식을 가졌다.

최현미 회장은 "앞으로의 양산예총은 더욱더 분명한 이념과 비전, 정체성을 바탕으로 정직과 신뢰를 통해 품격 있는 예술단체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양산회총 회장 취임식이 있었던 4월 27일, 양산문협 회원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산회총 회장 취임식이 있었던 4월 27일, 양산문협 회원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람 편들어주기만을 했다"

양산문인‧음악‧연예‧국악협회는 이날 '양산예총 탈퇴 선언문'을 통해 "그냥 편하게 시류에 따라 갈 수도 있었으나 우리가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인인 만큼 아닌 것은 아니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두 달이 넘는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고 했다.

이들은 "누구의 지시나 명령을 받고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예총은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이번 양산예총 사태에 개입하여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람 편들어주기만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권해석은 정관이나 규정이 없을 때 하는 것임에도 자신들 편리에 따라 유권해석을 했으며, 많은 양산예술인의 민원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양산 예술인들은 진실된 우리를 지키기 위해 적게는 5년, 많게는 20여 년이 넘게 몸 담아온 '양산예총'이라는 우리 자격을 아프지만 포기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라도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상처받은 양산예술인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한국예총의 무소불위의 폭거에 온전히 우리 영혼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4개 협회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인이다. 잘못을 지적하고 과감히 선두에서 고쳐나가는 사람도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인이다"고 했다.

이들은 "예술이 권력과 자본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우리는 오늘의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며 "지역 예술의 건강성을 위해, 정직한 양산의 예술을 위해 우리 양산예술인들은 양산예총 밖에서도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4개 협회가 탈퇴하면서 양산예총은 사진‧미술‧무용‧연극협회만 남게 되었다.

#한국예총#양산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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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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