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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예산문화원에서는 물자치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6일 충남 예산군 예산문화원에서는 물자치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환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었던 지난해 여름 충남 예산읍에서는 녹색 수돗물이 나와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수돗물 성분이 녹조로 의심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수질 검사 결과 녹조의 독성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최근 충남 서북부 지역의 지속적인 가뭄으로 인해 물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예산문화원에서는 예산군의회 주관으로 물 자치권 확보를 위한 의정토론회가 열렸다. 예산군은 현재 보령댐(광역상수도)과 자체 정수장(지방상수도)을 동시에 이용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물 부족 문제는 도수로 건설이 아닌 지방상수도와 빗물 등 다양한 수원 개발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선 활동가는 "도수로는 물만 옮기는 것이 아니다. 녹조와 같은 물질도 이동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기후변화로 가뭄도 더 심각해 질 것이다. 2016년도에 보령지역의 경우 강수량이 가장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을 한 지역(보령댐)에서만 공급 받을 경우 물 사용의 효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자원 확보를 보령댐에만 의존할 경우, 향후 물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 보령댐은 보령시 뿐 아니라 홍성과 서산 등 충남 서부 지역의 식수를 책임지고 있다. 파이는 작은데 나눠야 할 곳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17년에는 보령댐에서조차 녹조가 발생했다. 지방상수도나 빗물 저장소처럼 다양한 형태의 수자원 확보가 점점 더 절실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일 충남연구원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 연구위원은 "충남도는 일부 시군의 지방 상수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광역상수원(대청댐, 용담댐, 보령댐)에서 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광역상수도 급수비율이 91.9% 수준이다. 용수의 외부 이용도가 지나치게 높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충남의 경우, 보령댐과 충북 대청댐, 전북 용담댐 등 외부에서 식수를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 서산, 논산, 계룡, 금산, 부여, 서천, 홍성, 태안의 8개 시군은 100% 광역 상수도에 의지하고 있다. 충남 지역이 가뭄에 유독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지방상수도와 같은 자체 수원을 확보하지 못한 탓도 크다.

실제로 충남도 15개 시·군 가운데 지방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는 예산군은 71% 정도의 식수를 자급하고 있다.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충남에서 지방상수도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산군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저수지인 예당저수지가 있다. 지방상수도로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수원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미선 활동가는 "예산은 예당저수지라는 큰 저수지가 있다. 예산은 물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란 점에서 어쩌면 행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당저수지의 수질을 잘 관리해 식수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병욱 대전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예당저수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우선 상수원부터 깨끗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선구 예산군 의원도 "예당저수지는 현재 한국 농어촌 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예당저수지를 식수원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농어촌공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 자치권 확보 #의정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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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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