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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로 온갖 산재에 노출된 충남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의 상황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충남지역 노동자들의 현장증언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로 온갖 산재에 노출된 충남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의 상황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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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노동자, 학교급식실 조리노동자,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 그리고 현대제철의 현장 노동자들이 산업재해가 만연한 현장 상황을 전하는 기자회견에 나섰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가 '위험의 외주화에 처한 충남지역 노동자들의 현장증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날 현장증언은 "고(故) 김용균 씨의 사고와 같은 위험한 현장이 도처에 있으며 특히 충남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전하겠다"며 마련된 자리다.

처음 증언에 나선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의 강성철씨는 "지난 2017년 태안화력발전소 시설의 유지보수 작업을 하면서 한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 머리 위로 돌아가는 거대한 프로펠러에 머리가 협착 돼 사망했다. 설비 스위치 차단, 통신장비를 휴대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라면서 "결국 이것은 사고가 아닌 살인이다"라고 울먹였다.

특히 강씨는 대산 E1의 '프로판 저온탱크 건설공사' 도중 추락사한 당진 석문 출신의 하청 노동자를 언급하면서 "숙련공에게도 위험한 작업을 비숙련공에게 그물망이나 안전줄도 없이 작업을 시켰다"라면서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고 작업 효율만 강조하는 현장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LG유플러스에서 인터넷선 설치수리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호씨는 전봇대를 오르내리며 홀로 작업하는 현장의 위험성을 이야기했다. 학교급식을 위해 조리실에서 일하고 있는 곽은숙씨 역시 급식조리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개학하면 일하고 방학 중에는 병원에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열악하고 고된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 날 현장증언 중에 무엇보다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발언은 현대제철의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조정환씨로부터 나왔다.

조씨는 2년 전 고 김용균 씨처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서 조업점검 업무를 맡았던 한모씨(당시 만 38세)가 협착사고로 사망한 사고를 언급했다. 조씨는 "한씨는 단독 근무가 아닌 2인 1조 근무만 했더라도 살 수 있었다"라면서 "한씨의 사망 이후 해당 현장은 2인 1조로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대제철 안에는 1인 작업 현장이 많이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위험은 그 곳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원청과 하청이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결국은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이 와야 죽음을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알고 있다. 이제 우리뿐만 아니라 (김용균 동지의 죽음으로) 국민들도 알게 됐다"면서 "원청 책임자를 처벌하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하고 기업살인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고 (비정규직들을) 자회사가 아닌 직접고용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 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故 김용균 씨의 아버지 역시 자리에 함께 하며 '위험의 외주화'에 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외험의 외주화, #고 김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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