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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내포신도시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명형남 박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26일 내포신도시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명형남 박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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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달 내내 바람 잘 날이 아닌 '미세먼지 잘 날'이 없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를 중국 탓으로만 돌리며 한가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환경전문가들은 노후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 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8일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충남연구원 명형남 박사가 '충남의 미세먼지와 건강'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해당 강연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주관으로 이루어졌다.  

명 박사는 "한때 석탄화력발전소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석탁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 박사는 이어 "미세먼지는 모래바람, 화산 폭발 등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서도 만들어 진다. 하지만 인위적인 배출이 더 문제이다"라며 "석탄화력발전소와 산업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공장 굴뚝에서는 황산화물과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발 미세먼지의 경우 노후 된 발전소를 폐쇄하고, 일시 중단만으로도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는 명형남 박사의 설명이다.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는 현재 31기가 가동되고 있고 당진, 보령, 태안, 서천에 위치해 있다. 석탄화력발전 전력의 약 50%를 충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충남에 석탄화력발전소가 모여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석탄을 수입하기 위해 발전소가 해안가에 위치해야 하고 물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충남은 수도권과 인접해 있어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것도 수월하다. 때문에 절반의 화력발전소가 충남 서해안에 위치한 것이다.
 
민선 6기 시절이던 지난해 노후화력 발전소인 서천 1, 2호기가 영구 폐쇄조치 됐다. 석탄화력 발전소가 노후가 됐다는 의미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30년 이상 노후 된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 중단했다. 한 달 동안 셧다운한 결과 미세먼지가 15.4% 감소했다. 그 결과는 결코 미미한 수준이 아니다."

 
충남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대기질 악화? 수도권 전기 공급위해 만든 것

최근 일부 언론은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수도권 대기질 악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충남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 전기 공급을 위해 오히려 충남도민의 건강권이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60%가 수도권 전기 공급으로 쓰인다.

충남에 산재한 화력발전소가 주민 건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 결과도 있다. 명 박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충남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 가동 중단한 직후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건강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 지역 화력발전소의 영향권 내의 주민들을 표본 조사(대면조사)한 결과 셧다운을 한 이후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령화력의 영향권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눈 따가움 등의 증세를 더 많이 호소했다. 하지만 셧다운 이후 6%의 주민들이 증세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노후된 서천 화력 발전소 주변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가동 중단 후 기관지염이 가장 많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조사결과를 주민들의 주관적인 느낌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은 실측 자료와 대기 기상자료를 통해 확인 된 굴둑(화력발전소)의 영향권 내에 있는 곳이다. 본격적인 연구에 앞서 하나의 가설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공기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건강상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식수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오염된 공기로 인한 사망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기 질의 중요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명형남 박사는 "미국 환경청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며 "요즘은 '환경 정의'가 많이 이야기 되고 있다. 취약 계층일수록 오염된 공기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석탄은 건강하지 않은 에너지 원"이라며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연구원 명형남 #명형남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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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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