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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사진 속 곰은 'KM-53'이 아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사진 속 곰은 'KM-53'이 아니다). ⓒ 거창군청

"인간의 눈에 띄지 말고 잘 살아주길 바란다."

김천 수도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KM-53'에 대해, (사)반달곰친구들이 이같이 기원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날 반달가슴곰 KM-53을 수도산에 방사한 것이다.

이날은 'KM-53'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지 115일째 되는 날이다. 이 곰은 지난 5월 5일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분기점에서 달리는 고속버스에 치는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이다.

환경부는 두 차례나 지리산을 떠나 수도산으로 가려고 했던 KM-53을 이번에 수도산에 방사한 것이다. 반달곰친구들은 "KM-53이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2015년 1월 지리산에서 출생했던 KM-53은 그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 곰은 2017년 6월 수도산에서 발견된 후 포획→방사→포획→방사→교통사고→포획→수술 등을 거친 것이다.

반달곰친구들은 "KM-53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수도산 방사에 대해, 이 단체는 "환경부는 KM-53의 수술 후 예후가 양호해 보행과 나무타기 등의 운동성 평가를 비롯해 방사선과 혈액검사 등에서 야생 활동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사람에 대해서도 회피 반응을 보이는 등 야생성을 유지하고 있어 방사를 결정했다고 한다"며 "다행스런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KM-53 덕분에 환경부와 공단은 지자체와 지역주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반달곰공존협의체'를 만들 수 있었고, 동물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의 길, 반달곰 분산과 서식지 평가 등을 더 고민하게 되었으며,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는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즉각 행동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달곰친구들은 "그러니 우리 모두는 KM-53에게 빚을 졌다. KM-53은 야생동물에게도 이동의 자유가 있음을, 야생동물을 고려하지 않은 시설(고속도로 등)은 인간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언어가 아닌, 현실의 행동으로 구체화되어야 함을 일깨워줬다"고 했다.

이 단체는 "이제 자연으로 돌아가는 KM-53이 인간의 눈에 띄지 말고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살았으면 한다"며 "먹고 살만한 땅에서 암컷 반달가슴곰을 만나 새끼를 낳고 '그냥 평범하게' 살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KM-53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반달곰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그냥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사람들(주민, 전문가, 정책결정자 등)을 만나고, 올무를 수거하고, 야생동물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KM-53이 던진 여러 숙제들을 하나하나 지치지 않고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반달가슴곰#환경부#반달곰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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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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