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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활동가이다. 사진은 16일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 공간U에서 촬영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활동가이다. 사진은 16일 충남공익활동지원센터 공간U에서 촬영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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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작은 시골에서 조차도 각종 환경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하지만 환경운동가들이 모든 분쟁에 참여하기에는 인적·물적 자원이 풍족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방의 환경운동가들은 최저임금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인건비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는 새로운 활동가가 영입됐다. 김미선(38) 활동가는 스스로 환경운동연합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자원봉사라도 좋으니 꼭 환경운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미선 활동가는 결혼 7년차 주부이다.

그가 합류하면서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도 이전보다 더 활기를 띠고 있다. 4명의 활동가 중 유일한 주부인 김미선 활동가의 활동 폭이 그만큼 넓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미선 활동가는 최근 미세먼지와 생활화학제품, 방사능 제품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연구원 활동을 한 그의 경력을 한껏 살리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7월 11일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7월 15일은 김미선 활동가가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 한지도 100일째가 되는 날이다. 그는 "활동가들이 개인 텀블러와 젓가락을 휴대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생활 속에서 손쉽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활동가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김미선 활동가를 지난 12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에서 만났다.

- 활동가로 일한 지도 이제 100일이 되었다. 소감을 말해 달라.
"아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환경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일한 지 100일이 되면서 생각한 것이 하나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운동은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를 개선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운동을 하고 싶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싶은 것이다. 또,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환경관련 정보도 알려주고 싶다."

-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도 전 직장과 관계가 있다고 들었다.
"전자재료 쪽 일을 10년 정도 했다. 핸드폰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 필름제조 관련 일을 했다. 또, 반도체 관련 재료일도 5년 정도했다. 화학제품을 만드는 일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쓰레기도 많이 발생시킨다. 폴리이미드 같은 절연소재들은 타지도 않아서 폐기할 때 묻는 방법 외엔 없다. 버려지는 화학 쓰레기들을 보면서 환경문제를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도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 지역의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것은 조건도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히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인근에 있는 여러 환경운동단체에도 문을 두드렸다. 자원봉사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를 문의했지만 그쪽에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좁은 지역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천안이나 아산 쪽으로 나갈까도 생각했다. 마침 그 무렵에 우연인지, 내가 내민 손을 선뜻 잡아준 곳이 바로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었다." 

- 활동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점은 없나.
"방사능 캠페인이 가장 아쉬웠다. 최근에 이슈가 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방사능이 뭐야, 음이온이 뭐야'하는 반응이었다. 특별히 방사능이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방사능이 검출된 음이온 침대 때문에 언론에서 그렇게 많이 회자되었는데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는 캠페인의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일단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를 먼저 이야기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피해 사례를 생략해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았던 것 같다. 뉴스에 나왔다고 해도 당장 '내 문제'가 아니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회사 생활과 환경운동가로서의 일은 어떤 차이가 있나. 
"예전에는 일하는 것 자체가 기계적이었다. 하나의 부품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환경 운동을 할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요즘은 환경운동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단순히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에게 회원이 되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감동을 시킬 필요가 있다. 그들이 환경적으로 필요해 하는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텀블러와 젓가락 가지고 다니는 활동가들에게 감동

- 활동가중 유일한 주부이다. 엄마의 입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환경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무엇인가.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쓰레기 문제는 예산과 홍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문제이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도 사실 쓰레기 문제 때문이다. 쓰레기를 지금처럼 함부로 버리다가는 인간이 살 수 있는 땅보다는 쓰레기가 차지하는 땅이 더 많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미세먼지 문제도 쓰레기와 관련이 깊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보다 더 나은 환경까지는 아니어도, 지금 이대로라도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지만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전부터 했다. 하지만 실천방법은 늘 고민스러웠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신은미 간사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쓰레기 문제를 교육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와 닿았다. 또,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활동가들은 자기 젓가락이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남은 음식을 용기에 싸가고, 일회용 물티슈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쓰레기를 줄이는 비교적 손쉬운 실천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지금 내 옆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 앞으로 어떤 활동가가 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주부이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주부들과의 만남이 잦은 편이다. 주부들을 만났을 때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한다. 그들이 가진 환경에 대한 관심을 지금보다 더 끌어 올리고 싶다. 그것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할 생각이다. 또, 유아나 초등 아이들을 위한 환경안전이나 환경 교육 등 강의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아이를 통해 집에 있는 엄마를 변화시켜 보고 싶다."


태그:#김미선 ,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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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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