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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국회에 제출된 정부 개헌안 김외숙 법제처장이 26일 오후 '대통령 개헌안'을 국회에 송부하려고 국회 입법차장실을 방문해 진정구 차장에게 대한민국헌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맨 오른쪽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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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대통령의 비서가 보낸 개헌안을 검토할 수 없다. 들여다 봐서도 안 되고 휴지통으로 바로 직행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개헌안을 발의한 직후 열린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이 한 발언이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사회주의 헌법으로 간판을 바꿔 달으려 한다" "잘못하면 사회주의 국가의 인민으로 살아야 할 지 모른다"면서 이날도 색깔론으로 일관했다. 개헌안이 결국 청와대에서 국회로 넘어왔지만, 헌정특위는 여전히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야당이 그토록 개헌안을 (국회로)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보낸 것이니 어차피 청와대도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개헌안은 그 자체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오늘 급조된 국무회의를 열어 제가 시간을 재보니 개헌안 심의를 딱 40분 했더라"라며 국무회의 심의·의결 절차 등 정부 개헌안 발의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무회의는 형식적인 들러리였고 헌법 개정을 한다면서도 정작 헌법도 지키지 않았다"라며 "개헌안 자체가 위헌"이라고 비난했다.

김진태, 조국 향해 막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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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은 지난 22일까지 사흘간 대국민 개헌안 발표를 마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언젠가 이런 사고를 칠 줄 알았다" "일개 비서가 이렇게 나서서 설치니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는 등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김 의원을 필두로 다른 헌정특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도 일제히 청와대발 개헌안 발의에 강력히 반발했다. 김재경 헌정특위 위원장은 "외유중인 대통령이 전자결재로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을 보니 자신에게 주어진 중대 권한을 너무 소홀히 하는 것"이라며 "모든 게 잘못돼도 6.13 국민투표에 부의한다는 것이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인지, 국민 모두가 바라는 개헌을 성사시키는 것이 공약을 지키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라"고 말했다.

유민봉 의원(비례)도 "헌법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오는 햄버거가 아니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내놔야 할 정찬이어야 한다"면서 "대통령 발의 개정안은 과속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의원(비례)도 "좌파정치 개헌안을 국회가 어떻게 받아들이나"라며 "절차적으로도 대통령이 부재한 과정에서 졸속으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반발했다.

한편 여당은 이 같은 야당의 색깔론과 절차적 문제제기에 반박하며 국회의 개헌 합의를 촉구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은 "맞지 않는 색깔론으로 일관하는 것은 한국당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은 "국무회의 시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사전에 충분히 자료를 제공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태그:#개헌, #문재인, #국회, #김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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