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길고양이들의 삶을 사진과 글로 담아온 이용한 작가가 '1인칭 고양이 시점'이란 주제로 첫 개인전을 갖는다. 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 작가가 지난 10년간 카메라에 담아온 작품 41점이 선보인다.

전시 첫날인 2일 오후 JY아트갤러리에서 이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이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10년 간 길고양이들의 삶을 사진과 글에 담아온 이용한 작가가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10년 간 길고양이들의 삶을 사진과 글에 담아온 이용한 작가가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 지유석

- 첫 개인 전시회인데, 소감 한마디 부탁합니다.
"솔직히 좀 얼떨떨합니다. 그동안 고양이 작가 생활을 하면서 책은 7권이나 출간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전은 처음이고, 전시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회 첫날 오프닝 파티와 전시 둘째 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걸 보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전시장이 작아서 밖에서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도 낯설었습니다. 그래도 고양이를 좋아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고양이 사진을 찍고 책을 쓰는 일이 결코 외로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 원래는 여행작가라고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고양이 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어떤 쪽으로 기억되고 싶은 건 없습니다. 저는 그냥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고, 그 일에 정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용한 작가는 특히 이 작품에 정이 간다고 말했다. 봉달이(오른쪽)와 덩달이(왼쪽)는 눈이 와도 이 작가를 맞이했다고 했다. 그런데 봉달이는 마을의 한 옻닭집에서 놓은 쥐약을 먹고 세상을 떠났다.
이용한 작가는 특히 이 작품에 정이 간다고 말했다. 봉달이(오른쪽)와 덩달이(왼쪽)는 눈이 와도 이 작가를 맞이했다고 했다. 그런데 봉달이는 마을의 한 옻닭집에서 놓은 쥐약을 먹고 세상을 떠났다. ⓒ 이용한 작가 제공

-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꼽는다면? 그 속에 담긴 사연을 간단히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진 한 장 한 장 모두 아끼는 사진들이지만, 인연과 사연이 얽혀 특별하게 생각하는 작품은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눈밭을 걸어오는 두 마리 고양이(봉달이와 덩달이) 사진이 그런 작품입니다. 두 녀석은 아무리 폭설이 내려도 내가 인근에 나타나면 70~80여 미터 전부터 눈밭을 마다하지 않고 마중을 나오곤 했습니다.

밥을 먹고 나면 또 눈밭을 뒹굴며 한참을 놀곤 했는데, 두 녀석으로 인해 고양이가 눈을 싫어한다는 고정관념조차 버리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두 녀석 중 봉달이는 마을의 한 옻닭집에서 놓은 쥐약을 먹고 고양이별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눈이 올 때면 멀리서 눈밭을 헤치며 달려오는 봉달이 녀석이 생각나곤 합니다."

"고양이 작가로서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지유석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지유석

- 요즘은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학대에 노출돼 있는 것도 현실일 것입니다. 학대를 효과적으로 막을 방안을 제안한다면요?
"그런 방안이 있다면 저도 좀 알고 싶습니다. 작정하고 해코지하는 학대범이나 당연한 듯 쥐약을 놓는 시골 노인들을 보면 사실 절망적일 때가 많습니다. 다만 저는 고양이작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작가이다 보니 책과 사진을 통해 '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활동가나 보호소를 운영하시거나 캣맘·캣대디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양이를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작은 노력들이 모아지면, 보다 큰 힘이 되고 목소리가 되고, 변화를 위한 행동이 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지유석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용한 작가의 첫 개인전 <1인칭 고양이 시점>이 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JY아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 지유석

- 최근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분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프리카의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수많은 작은 곳의 수많은 작은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수많은 작은 일들을 하고 있다." 이 땅의 수많은 캣맘과 애묘인들 또한 수많은 곳에서 그런 작은 변화를 위한 작은 일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한작가#1인칭고양이시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