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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붙잡고 흔들거나 나무를 발로 차고, 기구를 이용해 살구 열매를 채취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빨간 원안). 부러진 나무들은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 고사한다.
어린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붙잡고 흔들거나 나무를 발로 차고, 기구를 이용해 살구 열매를 채취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빨간 원안). 부러진 나무들은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 고사한다. ⓒ 신영근

가로수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도로를 지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가로수이다. 도로에 가로수를 심는 목적은 여러 가지 있다. 여름철 그늘을 만들어주고, 장거리 여행 시 운전자 눈의 피로를 풀기 위함도 그 목적 중의 하나이다. 특히 가로수는 각종 미세먼지는 물론이고 자동차 매연과 대기오염에 강한 것과 상처를 받거나 혹은 가지치기를 한 후 그 자리가 쉽게 썩지 않는 것과 무엇보다도 보행자에게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식재를 한다.

최근 들어서 각 지자체는 많은 유실수를 가로수로 식재하고 있다. 물론 지자체에서 식재를 하므로 지자체의 재산이다. 그러나 새로 개설된 도로 등에 유실수가 식재되거나 기존도로에 식재되어있는 유실수로 인하여 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나무들이 몸살을 앓는 이유는 병해충으로 인한 고사 등도 있으나, 최근에는 유실수에 열린 각종 과실 등을 따기 위해 나무를 흔든다거나 나무에 올라가는 등의 행위로 수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지난 17일 주말 밤늦은 시간 충남도청이 소재한 내포신도시에서 수난을 겪고 있는 많은 가로수를 목격했다. 내포신도시는 새로운 충남의 중심으로 동북아의 신성장동력으로 새롭게 출발하고 지역균형발전과 환황해권의 거점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충남도청이 이전하면서 도시기반을 가꾸는 방법으로 새로 개설되는 도로에 유실수를 식재하고 있다. 특히 살구나무가 식재된 내포신도시 일대에서는, 6월 상순이면 노란빛을 내며 수확 시기가 다가오자 더욱 심한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심각한 가뭄으로 인하여 살구 열매는 제대로 익지 못해 상태이기도 하다.

 어린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붙잡고 흔들거나 나무를 발로 차고, 기구를 이용해 살구 열매를 채취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 부러진 나무들은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 고사한다.
어린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붙잡고 흔들거나 나무를 발로 차고, 기구를 이용해 살구 열매를 채취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있다. 부러진 나무들은 영양분 공급을 받지 못해 고사한다. ⓒ 신영근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에는 도시 환경을 위해서 가로수에 유실수인 살구나무를 식재했다. 도로 양쪽으로 살구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유실수가 식재된 가로수에서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에는 도시 환경을 위해서 가로수에 유실수인 살구나무를 식재했다. 도로 양쪽으로 살구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유실수가 식재된 가로수에서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 신영근

특히, 밤에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이들은 도롯가에 식재된 살구나무를 마구 흔들어 가지에 달린 살구를 떨어트려 준비한 비닐봉지에 담거나, 또는 나무를 발로 차서 떨어트리는 등의 방법으로 줍고 있었다. 내포신도시에 식재된 살구나무는 겉으로 보기에는 커 보이나 대개 식재기간이 3~4년으로 어린나무다. 이런 어린나무를 흔들거나 발로 차거나 긴 장대를 이용하여 나무를 때리다 보면 나무들이 부러지기가 쉽고 뿌리가 흔들려 나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상해를 입어, 나무가 다시 살아나기가 힘들다.

실제 이들이 지나간 후 필자가 살구나무를 살펴보니 방금 부러진 나뭇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무를 흔들며 살구를 따고 있는 주민에게 필자는 "이거는 왜 수확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집에서 엑기스로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에서 살구를 줍고 있던 아주머니는 "이거 발로 차는 등의 행위로 수확해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살구가 노랗게 익어서 이렇게라도 따주지 않으면 길바닥이 더러워지고, 썩으면 냄새가 난다.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도 아파트 쪽에 있는 것은 수확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법으로 금지된 것인지는 나는 모른다"며 필자가 보는 앞에서 나무를 발로 차기도 하면서 "우리같이 여자가 발로 차서는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물론, 열매가 익어서 자연적으로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 담을 수는 있으나 이렇게 강제적으로 나무를 흔들거나 기타 행위로 수확하다 보니 떨어진 열매들이 도로 가운데로 흩어지면서 이를 줍기 위해 무단으로 도로에 뛰어들다 보니 위험한 상황까지 생긴다. 이날 필자는 도로를 달리는 차들 사이로 열매를 줍는 위험한 상황도 목격을 했다. 이런 일들은 다음 날 낮에도 똑같이 반복되고 있었다. 전날까지 어느 정도 매달려 있던 살구 열매는 각종 도구를 이용해 채취하는 통에 약 200여 미터 구간의 살구는 아직 익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많이 매달려 있지 않았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에는 도시 환경을 위해서 가로수에 유실수인 살구나무를 식재했다. 다 익어 수확을 앞둔 노란 살구가 살구나무에 열려있다. 유실수가 식재된 가로수에서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에 따른 관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아쉽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에는 도시 환경을 위해서 가로수에 유실수인 살구나무를 식재했다. 다 익어 수확을 앞둔 노란 살구가 살구나무에 열려있다. 유실수가 식재된 가로수에서 열매를 채취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에 따른 관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아쉽다. ⓒ 신영근

 가로수로 식재된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심하게 흔들거나, 기구를 이용해 열매를 채취하면서 가지가 부러지는 등 살구나무가 수난을 겪고 있다. 부러진 살구나무 가지가 이미 말라서 고사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다.
가로수로 식재된 살구나무의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나무를 심하게 흔들거나, 기구를 이용해 열매를 채취하면서 가지가 부러지는 등 살구나무가 수난을 겪고 있다. 부러진 살구나무 가지가 이미 말라서 고사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다. ⓒ 신영근

이와 관련하여 19일 오후 홍성군 관계자는 필자와 전화통화에서 "유실수뿐만아니라 과일까지 행정 재산이고 지자체 허가 없이 채취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고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또한, 유실수 열매는 각종 매연 때문에 채취를 권장하지도 않는다"며 "현재 내포신도시 유실수에는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 농약 소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유실수 열매 채취 관련해서는 산림자원법이나, 행정재산 관련 법규에 나와 있으며 우리군. 가로수조성 및 관리 조례가 있다. 또한, 가로수 열매를 채취하면서 가로수가 부러지거나 훼손이 되어 피해가 발생하면 원인자나 훼손자가 변상을 해야 한다. 공공재산인 유실수를 수확하면 재물죄와 경관 파괴죄가 성립하고, 가로수 훼손 관련해서는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고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땅에 떨어진 유실수 열매를 주워갈 수는 있으나, 나무가 상할 정도로 흔들거나 발로 차고, 기구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열매를 수확하다 적발되면 피해를 볼 수 있다. 또한, 관련 지자체에서도 가로수 열매 채취로 피해를 보는 주민이 나오지 않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


#내포신도시#유실수열매채취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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