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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재센터 지원 의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재센터 지원 의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1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 선수의 승마훈련을 위해 독일에 갔던 관계자 눈에도 삼성의 지원은 이상했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13차 공판을 열어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감독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장애물종목 선수이기도 한 박 전 감독은 최씨 측근 박원오씨로부터 독일 승마훈련 지원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막상 독일 현지에선 어떤 지원도 이뤄지지 않았고, 그는 이 기간을 "허송세월"이라고 표현했다.

2015년 7~8월, 박원오씨는 박 전 감독에게 연락해 '삼성이 정유라의 승마훈련을 전폭 지원하기로 했는데, 정유라만 지원하면 언론에서 문제 삼을 수 있으니 장애물 등 다른 종목도 지원하기로 했다, 박 감독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독일에 오라고 했다. 앞서 '국정농단의혹 특별검사팀'조사 때 자신의 합류를 두고 박씨는 "구색 맞추기"에 빗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12일 법정에선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색 맞추기'란 표현의 실체를 두고 특검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한참 설전을 벌였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삼성이 특혜를 바라고 정유라를 지원했다'는 특검 논리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재판부도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재판장, 배석판사 할 것 없이 박 전 감독에게 거듭 물었다. 그는 박원오씨와 대화한 게 3년 전이라 기억이 불분명하다는 진술을 유지하면서도 "명분이라는 표현은 썼다"고 했다. 또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한다"는 말도 분명히 들었다고 덧붙였다.

왜 '명분'이 필요했을까. 박 전 감독은 "대기업에서 한 명만 지원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좀 이상하다"며 "그래서 전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고, 선수들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에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삼성이 대통령과 친한 최순실에게 무엇인가 부탁했거나 부탁하려고 정유라에게 특혜지원을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진술했다. 다만 12일 법정에선 이 발언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조서가 자신이 진술한 대로 쓰인 것은 맞다고 답했다.

박 전 감독은 또 "2014년말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 이후 승마계에 최순실이 진짜 실권자란 소문이 돌았고, 2015년 1~2월경 박원오씨에게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씨의 영향력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는 특검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특검은 4월 27일 8차 공판에서 2015년 1월경 최순실씨와 정유라 선수를 다룬 기사 링크가 담긴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휴대폰 문자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그의 문자에는 왜 정유라 기사가 있었을까). 박 전 감독은 다만 최씨가 영향력이 막강한 '비선실세'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재용#박근혜#최순실#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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