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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에 낀 이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해 준다고 해 안구세정제가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의학적 관점에선 안구를 세척하는 것은 오히려 손해란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안구세정제는 일본에서 유행한 제품으로, 원래는 봄철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씻어내는 용도로 개발됐다. 최근 한 제약사가 수입, 황사나 미세먼지로부터 눈을 보호하려는 국내 소비자의 사용이 늘고 있다.

세얀안과의원 홍진표 전문의는 "손을 씻듯이 일상적으로 안구를 세척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제한적으로 식염수나 세정제로 세척하는 것은 괜찮지만 멀쩡한 눈에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안구 질환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렌즈 사용이 잦은 젊은 층의 경우 각막에 자신도 모르는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안구세정제 사용으로 상처 사이에 세균이 들어가면 세균성 각막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속눈썹 주변 잘 닦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홍 전문의는 "눈 건강을 위한다면 안구세정제 사용보다는 지방 분비가 많은 속눈썹 주변을 잘 닦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말했다.

눈꺼풀의 피부와 속눈썹 주변엔 지방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이란 피지선이 있다. 이 부분이 청결하지 못하면 만성적인 염증 증상을 보이는 안검염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안과 의사가 눈꺼풀 전용 세척 거즈를 사용해 눈꺼풀과 속눈썹 주변을 깨끗하게 유지할 것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다.  

안구세정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는 안구세정제의 안구건조증 유발 여부다. 아직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에 대해선 명확한 연구결과나 임상연구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다수 안과 의사는 안구세정제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키는 데 일정 정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을지대병원 안과 곽주영 교수는 "안구세정제를 쓰면 일시적으로 눈물층이 파괴되므로 사용 직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며 "최근엔 보존제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도 나왔지만 보존제가 함유된 경우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는 연구논문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우리 눈을 보호하는 눈물은 '지방·물·뮤신'의 세 층(層)으로 구성되는데 안구세정제나 식염수 등으로 씻어내면 이 층이 파괴된다. 눈물이 다시 층을 이룰 때까지 안구를 보호할 안전막이 부실해져 눈이 건조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전문의도 "눈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기름 성분인 안구 표면과 물을 접착시키는 점액질"이며 "눈에 둥둥 떠다녀야 할 점액질이 세정제로 인해 씻겨나가면 눈물이 눈에 제대로 부착되지 않아 안구건조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안구세정제는 비타민·타우린이 함유돼 눈 건강과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는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안구세정제는 치료나 예방목적으로 만들어진 의약품이 아니다"며 "비타민·타우린 등이 들었다고 해도 용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임상실험 결과도 없어 안구세정제를 사용해 눈 건강이나 피로회복 효과를 기대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 전문의도 "차라리 비타민 등의 성분이 든 안약을 쓰면 될 일"이라며 안구세정제 사용에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푸드앤메드#안구세정제#눈물#미세먼지#이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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