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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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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하루, '길라임'의 이름이 여기저기 출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의 VIP 병동을 이용했다는 <뉴스룸> 15일자 보도에 각종 패러디와 관련 단신들이 쏟아졌다. 박 대통령의 이 상상도 못 할 가명에 실소와 허탈함을 피할 길이 없었다. "하다하다 못 해..."라며 심리적 고통과 자괴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대리처방 정황도 뚜렷해지고 있다. 또 헬스클럽과 건강 치료 목적의 병원에서 박 대통령의 혈액을 검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왜 청와대 내 전문 의료진을 놔두고 차움에서 혈액을 검사했어야 했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다. 더욱이 그 VIP 병동에 수납도 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리처방이 의심되는 최순실씨의 29개 진료기록에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내역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기록에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내역이 다수 남아 있다고 한다. 의심은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차움의 모병원인 차병원은 이 정부 들어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언제나 세월호로 시작하지만 결국 세월호는 사라져버린다."


 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유경근 집행위원장.
 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유경근 집행위원장.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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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에서는 세월호 해결 안 돼. 정권부터 바꿔야 해'라는 가르침을 들으며 미수습자가족들과 유가족들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세월호로 시작하지만
결국 세월호는 사라져버린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유 집행위원장은 하루하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소식으로 정국이 지독히도 바삐 돌아가고, '박근혜 퇴진'에 온 국민과 정치권, 언론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을 빗대 유가족의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그리고 '길라임'으로 포털과 SNS가 도배되던,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할 계획이었던 16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박근혜는 7시간 행적을 밝혀라 - 중대범죄 피의자 박근혜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7시간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보일까 봐 우려했는데 최근 대통령의 '어떤 사생활', 성형시술, 프로포폴 등 의혹이 낭설이 아니라 정황상 근거가 확인된다는 보도가 나온다"면서 "박근혜는 304명의 국민의 생명이 경각에 달린 그 시간 대체 무엇을 했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구속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4.16연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경호팀의 어이없는 과잉 경호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세월호 유족들이 이동하자, 경호팀은 유족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 "(대통령의) 7시간이 적혀있다", "7시간은 대통령 경호 상 위해 되는 내용"이라는 이유를 들어 시위를 막아섰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 정부가 "세월호"와 "세월호의 7시간"을 얼마나 금기시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짜 길라임은 성공한 한류 팬... 그런데 희생자 아이들은?

 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독립 특검으로 수사 할 것"을 촉구했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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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류 팬'이자 대중문화 덕후의 자리를 꿰찼다. '길라임'이라는 닉네임 뿐만은 아니다.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박 대통령은 유명 배우들과 아이돌들을 초청하는 한류와 문화융성 관련 행사에 자주 참석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활짝 웃고 있는 박 대통령의 얼굴은 대서특필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고 희생자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평소 안산고 희생자들이 좋아했던 아이돌 가수의 CD 등이 분향소 제단에 놓여졌고, 희생자 아이들의 방에는 그 한류 가수들의, 배우들의 사진과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그렇게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은 2년 넘도록 아픔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은 어떠한가. 세월호 1주기이던 지난해 4월 16일, 박 대통령은 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콜롬비아와 페루, 칠레, 브라질 등 남미 4개국을 도는 와중에 페루 케이팝(K-POP) 동호회 대표들과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까지 찍었다. 그것이 성공한 한류팬으로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1주기 때 한 일이다. 그러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정부가 나서서 망가뜨렸다.

진짜 '길라임'인 배우 하지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 피해자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공식 행사에서 세월호 리본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닉네임이 '길라임'인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며 엄한 소리를 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30일 정부는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시켰다. 현재 특조위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YMCA 전국연맹 건물로 이사한 상태로, 진상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국을 타고 진상조사 관련 국민 서명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하는 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의 관용은 필요치 않다. 그간 세월호 유족을 비롯해 국민적 트라우마를 안겨준 데 대한 응징이 필요할 뿐이다. 여야 합의 후에 세부 조율이 필요한 이번 특검에도 세월호 관련 조사가 수반돼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과 국민들이 함께 벌이는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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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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