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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 중의 을'인 대리운전 노동자(이동노동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라."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창원시의원들과 함께 '쉼터' 마련을 위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서울시(박원순 시장)는 지난 2월 '서울이동노동쉼터'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창원에도 서울과 같은 쉼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원 성산구 상남동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이다. 창원에는 3000여 명(김해 포함)의 대리운전 기사들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쉼터 마련과 함께, 처우 개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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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 "쉼터 만들면 시민의 질 향상에도 도움"

이수원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발제를 통해 "최근 경기침체로 대리운전 수요는 줄어들지만, 기사 수는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기존 기사들은 제한된 콜을 받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들이고, 더 많이 움직이면서 일해야 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업체들은 상호관계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관행으로 행해오던 악습들을 더욱 고착화하고, 기사들한테 부당한 비용 전가를 하고 있다"며 "이에 기사들은 생존권의 위협을 받을 지경"이라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대기업이 수익 창출을 위해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하고, 기존의 업체들은 그것을 막아내고 자신들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기사들을 더 악랄하게 착취하고 수탈하는 구조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대리운전노조에 따르면, 전국 기사수는 10만 명 이상, 경남은 5000여 명, 평균 연령은 51.54세, 3인 이상 가족 구성원이 76.5%, 전업 기사 63.9%, 1년 이상 종사자 76.5% 등이다.

이 사무국장은 "기사들의 수익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고,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발표한 1인 가구 월최저생계비(167만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수입이다"며 "대리운전에 종사하면서 관절염, 허리통증, 근골격계질환 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 상남동 쉼터 조성 제안도 나왔다. 이 사무국장은 "상남동은 대리운전 콜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기사들이 가장 많이 밀집하는 곳"이라며 "기사들은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어 있고, 비바람이 불 때는 피해 있을 공간조차 없다"고 했다.

그는 "기사들이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방전되어 가는 휴대전화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그곳에서 고객과 업체의 콜센터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정신질환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심리상담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 제시했다.

그는 "쉼터가 마련되면 대리운전 서비스의 질 저하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수 있고, 대리운전 노동자와 이용자들의 스트레스도 줄어들어 전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 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열린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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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기사들의 작은 위안과 울타리가 되길"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발행한 <이동노동 종사자 지원방안연구> 공동저자인 김주환 전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발제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은 '을 중의 을'로 '업계의 봉'이 되고 있다"며 "대리운전업종의 제도화 부재로 '투명인간화'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노동권익센터는 지난해 7월 '이동노동 종사자 지원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토론회와 당사자 간담회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쉼터조성 계획을 확정한 뒤, 올해 2월 문을 열었다"며 "창원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이 같은 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영희 창원시의원(무소속)은 "대리운전 기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10명 중 9명은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휴게시설이 없고, 거의 대부분은 쉼터가 필요하다고 한다"며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쉼터 운영의 사례를 참고해, 창원에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철우 창원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IMF 이후 대리운전을 통해 한동안 생계를 꾸려가야 했던 저의 가까운 가족을 지켜봤다"며 "하루 빨리 따스함이 묻어나는 쉼터가 곳곳에 생겨나, 소외된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작은 위안과 울타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옥선 창원시의회 경제복지여성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대리운전노조 지역지부 관계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일 오후 창원노동회관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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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리운전,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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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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