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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내년 3월에 첫 적용되는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에 대해 값을 매기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교<한국사>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는 전국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강매'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 "고교생용 국정교과서 판매는..."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가 운영하는 고교<한국사> 판매 사이트.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가 운영하는 고교<한국사> 판매 사이트.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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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교육부 복수의 관계자는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가격 책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교<한국사> 국정교과서의 학생 대상 판매'와 관련 "아직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의무교육대상자가 아닌 고교생이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법제도에 따라 처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법규를 개정하는 등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전국 고교생에게 국정교과서를 팔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무교육 대상인 전국의 초중학생에게는 국정과 검인정 교과서를 가리지 않고 교과서를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학부모 대신 교과서 값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교과서는 현재 초등학교에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의 가격은 2000원~3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는 상황이 바뀐다. 이때부터 중고교에서도 중학<역사1>과 <역사2>, 그리고 고교<한국사> 등 3개의 교과서가 국정교과서 체제로 변하는 탓이다.

중학<역사>는 가격이 책정되더라도 교과서 값을 학부모가 부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는 의무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무교육기관이 아닌 고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고교<한국사> 교과서 값을 학부모가 부담할 가능성이 무척 높게 된 것이다.

이번에 국정으로 나올 고교<한국사> 교과서의 가격은 40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현재 전국 1~3학년 고교생 수는 185만 명.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판매에 나선다면 한 개 학년 60여만 명에게 24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기존 검정교과서로 나온 8개 출판사의 고교<한국사> 교과서 값은 5320~6270원 정도. 이 가격은 국정교과서보다는 높다. 하지만 이들 교과서는 학교 구성원이 내용검증을 통해 자율로 채택한 것이다. 출판사별 내용경쟁을 거쳐 학교가 맞춤식으로 선택한 교과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교육부가 펴낼 국정교과서는 기존 출판사별 경쟁체제를 무너뜨리고 독점체제를 만들게 된다.

"복면·밀실 교과서를 강매한다니..." 지적에, 교육부 "아직 논의한 적 없다"

중고교<역사> 검정교과서를 집필해온 한 중등학교 교사는 "역사교과서에 대한 학교구성원의 선택권을 빼앗은 정부가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든 줄도 모르는 복면·밀실집필 교과서에 대한 독점 판매를 꾀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이라면서 "'친일독재 미화' 우려를 받는 이런 교과서를 돈까지 받아가며 팔아먹으려고 하는 것은 정권의 '갑질'이며 강매"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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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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