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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 청사진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 청사진
ⓒ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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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조력 발전소 옆 조력 문화관 벽면에 걸려있는 해상 태양광 발전 시설 조감도.
 시화 조력 발전소 옆 조력 문화관 벽면에 걸려있는 해상 태양광 발전 시설 조감도.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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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 없이도 살 수 있을까?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공언한 뱃심 좋은 지방 자치단체가 있다. 인구 75만 안산시다. 안산시는 지난 2월 4일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산 에너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안산시는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철저하게 수요를 관리해서 2030년까지 현재 84%인 전력 자립도를 200%로 끌어 올리고 그 중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30%로 늘리겠다고 자신했다. 2030년은, 파리기후협약에서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37%(배출 전망치 대비) 감축하기로 한 해다.

이 꿈을 이루려면 에너지 소비를 504만5000TOE(TON OF EQUIVALENT)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520만5000TOE 늘려야 한다. 이는 노후 원전 1기의 연 발전량을 능가하는 엄청난 전력량이다. 안산시는 당시 '노후 원전 하나를 안산에서 줄이고 일자리도 2만 개 만들겠다"며 이 계획을 발표했다.

안산시는,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 지난해 4월 준공한 '안산복합화력발전소'와 시화호 조력 발전소가 있다고 밝혔다.

'안산복합화력발전소'는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다. 연 발전량 5400GWH로 안산시 연 전력사용량의 66.4%를 생산한다. 시화호 조력 발전소는, 신재생 에너지 국내 최초, 세계 최대 발전소다. 지난 2011년 완공했다. 인구 50만 명 가정용 전력 공급이 가능한 연 543GWH를 발전한다.

이 밖에도 신재생 에너지로 분류되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 등이 현재 활용되고 있다. 안산시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안산 전체 전력 사용량의 8.85%로서 전국 최고 수준(전국 3.7%, 경기도 6.5%)이다.

안산, 조력·풍력 발전 등으로 이미 에너지 자립도 84%

평일 오전인데도 달 전망대는 인산인해.
 평일 오전인데도 달 전망대는 인산인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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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전망대, 바닥이 유리로 된 부분에 아찔함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달 전망대, 바닥이 유리로 된 부분에 아찔함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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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구의 날'인 22일 조력 발전소, 태양광 발전 시설이 밀집해 있는 시화호수를 찾아 각종 발전 시설을 둘러봤다. '안산 에너지 비전 2030'을 책임지고 있는 '녹색에너지' 과를 찾아 구체적인 계획도 알아봤다.

조력 발전소는 글자 그대로 조수의 차(밀물과 썰물의 움직임)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시설이다. 조차가 큰 만의 입구를 방조제로 막아 바닷물을 가두고 수차발전기(대형 프로펠러)를 설치하여 외해와 내해의 수위 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다. 밀물 때 방조제에서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전기를 만든다는 것.

시화 조력발전소에는 이러한 수차발전기 10대가 설치돼있다. 조력 발전소 옆 방아머리(안산 단원구 대부동) 에는 풍력 발전 시설 두 기가 설치돼 있다.

발전소 옆에 있는 아파트 25층 높이 '달 전망대'에 오르면 조력 발전 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달 전망대는 '달이 만들어 내는 무한 청정에너지'를 상징한다. 평일 오전인데도 전망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전망대 바닥 일부가 투명한 유리인데, 그곳에 관람객이 몰려 있었다. 유리 바닥을 밟고 서서 밑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일었다. 휴일에 이 전망대에 오르려면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안산시는 이곳에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해서 에너지 자립도 20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시화호 방조제 법면(경사면)에 태양광 전지판을, 해상에는 태양광 전지판과 함께 풍력발전 시설까지 설치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천혜의 자원 시화호와 대부도, 높은 시민의식 있어"

달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 조력 발전소
 달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화 조력 발전소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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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조력 발전소 인근 안산 단원구 대부도 방아머리에 있는 풍력 발전시설
 시화 조력 발전소 인근 안산 단원구 대부도 방아머리에 있는 풍력 발전시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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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설치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현재 안산시 시청과 도서관, 학교 등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돼 있다. 보건소에는 땅 속 뜨거운 열을 이용하는 지열 발전 시설이 설치돼 있다. 안산시는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이 큰 공장 지붕 100곳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에너지 절감을 위해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 지하 주차장 조명을 전기 소모가 적은 LED로 교체하는 것을 지원하고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지원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안산시는 이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한국 에너지 효율 대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안산시는 이 모든 계획을 시민과 함께 짰다. 1년간 안산시민, 에너지 전문가, 공무원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과가 '안산 에너지 비전 2030'이다.

이 가운데 올해 꼭 해야 할 일을 안산시는 10대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10대 핵심 사업은 ▲ 1가구 1 태양광으로 '햇빛 도시 안산' ▲모든 신축 공공청사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 자전거·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공장 지붕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지원 ▲에너지 교육으로 깨시민(깨어있는 시민) 10만 명 육성 등이다.

기자가 살펴본 안산시 에너지 목표는 참으로 야심 찼다. 관건은 실현 가능성인데. 박양복 안산 에너지 정책과장은 "안산은 천혜의 자원인 시화호와 대부도가 있다. 또 녹색에너지 과를 별도로 만들 정도로 의지가 강하고 시민들도 에너지에 대한 의식이 아주 높다"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산시 에너지 정책은 위험한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려는 몸부림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 정책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재앙을 목격하고도 여전히 원자력 발전소 확대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소를 2016년 현재 24기에서 2029년까지 12기를 더 증설하게 된다(관련 기사 : 핵 재앙 두 번 겪은 일본을 왜 따라가나요?).

세계 지구의 날에 신재생 에너지 도시 안산을 방문한 것은 이 때문이다. 중앙 정부의 원자력 발전소 확대 정책을 기초 지방자치 단체 노력으로 바꿔 낼 수 있는지, 원자력 발전소 없이도 살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에너지 200% 자립도시를 꿈꾸는 안산은 '원자력 발전소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태그:#원자력 발전,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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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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