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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하지만 따스운 볕에 개나리가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목련은 벚꽃의 화사한 단장에 자리를 비켜주며 남녘으로부터 봄의 전령사가 찾아든다.

봄도 비켜갈 것 같은 잔인한 곳, 안산에도 봄볕이 찾아들고 있다. 안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주민모임 등이 세월호 2주기 안산지역 준비위원회 '두 번째 416, 봄을 만드는 사람들'을 구성했다. 4월 한 달을 추모 기간으로 선포하고 참사 2주기 추모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위성태 세월호 안산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올해 추모행사는 기억과 추모를 넘어서 진상규명 등을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시민들의 행동을 촉발하는 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416을 상징하고 유가족들의 요구를 상징하는 '걷기'를 메인 행사로 준비해 마을마다, 각계각층 시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2주기, 시민들 '진실을 향해 걷다'

세월호2주기안산지역준비위원회 ‘두번째 416, 봄을 만드는 사람들’ 주최로 열리는 ‘4·16 걷기-진실을 향한 걸음’ 포스터.
 세월호2주기안산지역준비위원회 ‘두번째 416, 봄을 만드는 사람들’ 주최로 열리는 ‘4·16 걷기-진실을 향한 걸음’ 포스터.
ⓒ 세월호2주기안산지역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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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기 안산준비위는 범시민적 기억과 추모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2주기 추모문화제의 메인 행사를 4월 16일 오후 2시~오후4시까지 안산합동분향소에서 화랑유원지 대공연장까지 걷는 '4·16 걷기대회-진실을 향한 걸음'으로 결정한 이유다. 걷기대회에는 미수습자를 상징하는 9개의 대형 인형,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 만장과 304개의 탈이 동원되어 함께 걷는다.

걷기 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는 '기억식'이 열린다. 오전 10시 정각 안산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1분 동안 울리면 추모묵념을 한 뒤 시작한다. 기억식은 2시간 동안 추도사, 추모 영상 상영, 추모공연, 분향·헌화 등으로 진행된다.

걷기 대회가 끝난 후 오후 4시~오후 5시까지는 화랑유원지 대공연장에서 3024명의 북소리와 304명의 청소년이 부르는 합장 등으로 구성된 추모문화제 '두 번째 봄'을 공연한다. 오후 7시부터는 단원고 앞 삼거리에서 '단원고 촛불띠 잇기 문화제'가 열린다.

2주기 추모문화제 전날인 15일에는 안산지역 고교학생회 회장단연합(COA) 주최로 오후 5시 30분부터 합동분향소에서 안산문화광장까지 추모행진을 한 뒤 오후 7시부터 '안산 청소년 촛불 문화제'를 연다.

청소년과 함께 북 콘서트 '다시 봄이 올 거예요'

416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의 육성기록을 담은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북 콘서트 포스터.
 416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의 육성기록을 담은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북 콘서트 포스터.
ⓒ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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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기 추모행사는 '잊지 말자'는 다짐을 '기억하자'는 노력으로 소환한다. 그리고 흐르는 시간 속에 빛이 바랜 망각을 흔들어 '달라진 것이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자고 한다. 무엇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서로의 사연을 나누며 너른 광장에서 어깨를 겯고 진실을 향해 함께 걷자고 한다.

세월호 참사를 다양한 시선에서 규명하고 성찰하며 슬픔과 추모를 넘어 안전한 새 사회를 만들기 위한 토론회도 진실규명을 향한 발걸음의 일환이다.

4월 6일 오후 7시 30분부터 고잔동 카페 피움에서 416 시민 토크마당 '고마워, 기억해줘서'가 진행된다. 이 행사에는 영화 <나쁜 나라> 김진열 감독, '침묵행진' 제안자 용혜인,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호연 작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10일 오후 4시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별무리극장에서 416 생존학생과 형제자매의 육성기록이 담긴 책을 안산지역 청소년과 함께 나누는 북 콘서트 '다시 봄이 올 거예요'가 마련됐다.

14일에는 오후 2시에 안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416 참사 이후 새로운 교육의 방향과 지역적 과제'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416 교육에 대한 모색과 단원고를 기억교육 학교로 만들기 위한 제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무리극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록한 책 <세월호, 그날의 기록> 북 콘서트도 진행된다.

21일 오후 2시 30분부터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재난 극복을 위한 활동을 제안하는 '세월호 참사 2년, 지역공동체 속 민·관 역할 찾기'가 열린다. 28일 오후 2시에는 안산시 다문화지원센터에서 416 참사를 통해 본 한국사회의 대안을 모색하는 '416 참사 이후 대안적 사회 구성을 위한 가치 모색' 토론회가 준비되어 있다.

기록전시회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2-두 해, 스물네 달'

416기억저장소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2-두 해, 스물네 달’ 기록전시회 포스터.
 416기억저장소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2-두 해, 스물네 달’ 기록전시회 포스터.
ⓒ 416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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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부터 25일까지 안산문화광장에서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준 세월호 리본 전시를 한다.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생명센터는 30일까지 '세월호 치유와 힐링' 공예작품 전시회를 연다.

416가족협의회가 주최하고 416기억저장소 등이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2-두 해, 스물네 달' 기록전시회도 열린다. 안산416기억전시관에서 전시회를 연 이후 제주 기억공간 리본(re:born), 서울 광화문 전시장에서 9월 4일까지 전시한다.

안대웅 다문화 공동체 공간 리트머스 큐레이터가 기획한 이 전시에는 2014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사진작가 노순택, 한국사진기자협회에서 15회 특종상을 수상한 사진기자 김봉규, 외신사진기자로 활동했던 홍진훤 작가가 참여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8일~27일까지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유가족들이 만든 공예품을 전시하는 '다시, 봄 : 너희를 담는 시간 전'을 갖는다. 16일부터 8월까지는 경기도미술관에서 화가들이 작품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사월의 동행' 전시회를 갖는다. 14일부터는 합동분향소 입구에서 안산지역 문인들의 추모시 작품전도 열린다.

이밖에 세월호 참사 2주기 공연으로 7일 오후 4시 안산생명센터에서 치유와 힐링콘서트 '두 번째 봄, 그리움이 꽃비가 되어 내리는 날에'를 공연하고, 9일 오후 5시에는 단원고 앞 명성교회 엘림하우스 3층 드림홀에서 '승화된 기억-응원'을 공연한다.

15일 오후 7시 30분부터는 안산문화재단 해돋이극장에서 416 추념음악회 'REMEMBER FOREVER'를 공연한다. 23일 오후 1시부터는 와동공원 옆 신촌운동장에서 '416을 기억하는 주민한마당'이 펼쳐진다.


태그:#416 참사 2주기,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416 걷기대회, #북 콘서트 다시 봄이 올 거에요, #세월호 참사 기억프로젝트 두 해, 스물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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