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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동항에 수년째 방치된 폐선에는 온갖 쓰레기가 넘쳐 났다. 이래놓고 미항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동항에 수년째 방치된 폐선에는 온갖 쓰레기가 넘쳐 났다. 이래놓고 미항이라고 할 수 있을까?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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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국동항에 정박한 폐선에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 해양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자전거를 타고 국동항 인근을 산책하다가 쓰레기 가득한 폐선을 목격했다. 선수에 있는 목재가 썩고 철골 부분도 심하게 녹슨 K선박에는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폐깡통, 이불, 종이박스, 문짝, 모자. 헬멧, 일회용가스레인지 등이 뒹굴고 있었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다 나오는 부산물 쓰레기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문짝과 헬멧, 쓰레기 가득한 가정용 쓰레기는 항구 인근 주민들이 버린 게 분명하다.

 S선박은 물이 들어와 이미 반쯤 잠긴 상태이다. 사유재산이라 공권력을 발동할 수는 없고 물에 잠겨야만 공권력을 발동해 건진다는 말에 법의 맹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선박은 물이 들어와 이미 반쯤 잠긴 상태이다. 사유재산이라 공권력을 발동할 수는 없고 물에 잠겨야만 공권력을 발동해 건진다는 말에 법의 맹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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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K선박보다 약간 적게 쌓여있는 S선박은 이미 반쯤 물에 잠겨있었다. K선박의 뒤쪽으로 돌아가 보려고 했지만 쓰레기가 넘쳐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돌아서려는 찰나 국동항에 배를 정박하고 배에서 내리는 김모 선장을 만나 3척의 폐선에 대해 묻자 분개한 목소리가 돌아왔다.

"선주들은 바다에 종이컵도 안 버립니다. 종이컵을 바다에 버리면 바다가 오염되고 결국 고기가 잡히지 않거든요. 바다에서 잡은 아구의 배를 갈라보면 라면봉지와 종이컵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저게 뭡니까. 3년 전에도 저 모습으로 있었거든요. 저 배가 썩어 물 속에 가라앉아야 그제야 건지기 위해 허둥지둥하는 게 정책 당국입니다. 태풍이 오기 전에 조선소로 끌고가 해체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쓰레기 가득한 폐선을 보았기 때문에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여수시청 담당부서를 방문해 사진을 보여주며 폐선에 대해 논의했다. "눈에 보이는 3척의 폐선 외에도 10척이 더 있다"고 답변한 담당자의 얘기다.

"이미 폐선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시에서 권고할 수는 있어도 공권력을 발동할 수는 없습니다. 절차를 밟아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수시 국동에 위치한 항구는 다기능어항으로 방파제, 물양장, 주차장, 편의시설, 수변공원 등의 시설(총 1,284,341㎡ . 육역 250,020㎡. 수역 1,034,321㎡)을 갖추고 있다. 

시에서는 각종 폐기물(폐어망, FRP 등 200여톤)을 처리하고 취약지 쓰레기 수거 및 제초작업을 위해 관리원 4명과 공공근로 4명을 배치했다. 또한 무단 적치물 및 방치 선박을 정비한다. 2016년에는 사업비 1억3800만 원을 들여 환경관리원을 채용하고 국동항 폐기물 처리사업에 대한 계약을 의뢰했다고 한다.

온갖 쓰레기가 넘쳐나는 폐선을 수년간 그대로 방치한 여수시의 '어항시설의 합리적인 관리 운영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호가 공염불로만 들리는 건 어떤 이유일까?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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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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