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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작은 세월교 하나가 완공되었다. 하상도로가 건설되면서 건설된 다리였다. 이 다리가 건설되면서 그곳을 찾아오던 겨울철새는 이제 더 이상 대전을 찾아오지 않는다. 작은 세월교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댕기물떼새는 30여 마리가 늘 한밭대교 아래를 찾아왔었다. 2004년까지 1~2마리가 찾아오다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새가 되었다.

이제 더이상 대전에서는 댕기물떼새를 볼 수 없다.
▲ 대전천에서는 사리진 댕기물떼새 이제 더이상 대전에서는 댕기물떼새를 볼 수 없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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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기물떼새를 쫓아내고, 차량이동을 위해 만들어졌던 하상도로는 2010여년 경 차량통행이 중단되었고, 지금은 자전거도로로만 사용되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대전에서 종 하나를 멸종시킨 세월교는 10여년 만에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다르게 이용되고 있다.

1981년 대덕군 갑천(현재 대전 신탄진)에 찾아온 황새 13마리는 시베리아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모두 사이나(청산가리)에 중독되어 주검이 되었다. 2004년부터 찾아오던 큰고니는 4대강 정비사업 이후 대전의 서식이 불투명한 상태이다(관련기사 : 마침내 돌아온 큰고니, 놓치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새들이 대전을 찾아와 고향인 시베리아 등지로 떠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확실한 원인이 있는 멸종이외에도 점차 개체수가 줄어가고 있는 종들이 있다. 대전의 3대하천(갑천, 유등천, 대전천)중 가장 많은 겨울철새들의 서식처인 탑립돌보(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에 고방오리가 최근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대전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에서 약 47마리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찾은 탑립돌보에서는 고방오리를 확인 할 수 없었다.

서식환경의 변화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새들은 점점 대전을 떠나고 있다. 대표적 원인은 역시 하천의 다양한 개발이다. 2009년부터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대규모 하천 개발이 이루어졌다. 하천주변에 개발은 인간을 가장 큰 경계대상으로 삼는 새들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요인이 된다. 편안한 쉼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것이다.

또한 대전의 경우 주택보급율이 100%를 이미 상회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도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철새들의 채식지(먹이터)였던 농경지에 아파트가 건설이 된 것이다. 겨울철새들에게는 먹이가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충분한 먹이를 먹지 못한 상태로 고향 시베리아로 떠나게 될 경우 이동 중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겨울철 우리나라의 환경은 추위로 인하여 먹을 것이 매우 부족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가득이나 부족한 먹이상황에 줄어드는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한 농경지 감소는 겨울철새들에게 더욱 심각한 악영향이 될 수밖에 없다.

대전에 도시가 개발되어 택지로 변한 농경지 면적을 대략 정리한 그림
▲ 최근 10여년간 개발된 농경지- 대전에 도시가 개발되어 택지로 변한 농경지 면적을 대략 정리한 그림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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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경우 추가적인 농경지를 확보하여, 새들의 먹이터를 공급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겨울철새들에게 부족한 먹이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인위적으로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다. 여러 철새도래지에서 새들을 위한 먹이주기 행사가 종종 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이런 먹이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 극히 드물다. 대전에서도 이런 먹이주기 행사는 극히 드물게 이루어졌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5일 겨울철새들에게 6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먹이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가장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아오는 탑립돌보에 약 100Kg의 벼를 주고 왔다. 부족한 먹이를 공급하기 위한 시도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 2월까지 1~2주 간격으로 탑립돌보에 주기적으로 먹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실제로 일본 이즈미의 경우 소수의 흑두루미가 찾아오는 곳에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가장 많은 흑두루미가 찾아오면서, 명실상부한 두루미 월동지로 위상이 높아졌다.

벼를 골고로 펴주고 있다.
▲ 먹이를 주고 있는 참가자 벼를 골고로 펴주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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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도 이렇게 꾸준히 먹이를 공급한다면, 어렵게 찾아온 새들의 월동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탑립돌보를 떠난 고방오리 등의 겨울철새들이 찾아 올 수 있을 것이며, 갑천의 상류로 서식처를 옮긴 큰고니 역시 탑립돌보로 돌아 올 가능성이 높다. 이제 다시 갑천에 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태그:#먹이주기, #겨울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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