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회의원 정수를 400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당내 의견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을 의식했는지 의미가 확대해석 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문 대표는 6일 오후 당 주최 '2015 다함께 정책엑스포'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 400명은) 가볍게 얘기 한 것"이라며 "의원정수에 관한 나름의 생각이 있는데, 오늘 말씀드리면 정책엑스포에서 관심들이 넘어가게 되니까 다음에 더 준비해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 대표는 오전 정책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해 청년유권자연맹 부스에 들러 적정 국회의원 숫자가 몇 명인지 묻는 설문에 '351명 이상' 항목에 스티커를 붙였다. 스티커 설문에는 '200~249명', '250~299명', '현행유지', '301~350', '351명 이상'의 항목이 제시돼 있었다.

이어 문 대표는 "국민들에게는 인식이 안 되고 있지만 실제로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과 비교하면 (의원 정수가) 400명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 정수를 늘리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직능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모실 수도 있고 여성 30%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개혁특위와 맞물려 주목 받았으나 의미 확대 경계

이 같은 문 대표의 발언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본격 착수하면서 의원 정수 확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400명이라는 숫자는 문 대표가 깊이 생각을 정리해서 한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의원 정수 문제를 당론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한 것도 아니다. 정개특위 차원에서 논의돼야하고 당론으로 정하려면 좀 더 복잡한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유권자연맹 이벤트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 것 같다, 거기에 너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면 본인의 의도와 달라지게 된다"라며 "(의원 정수 문제는) 대표 개인이 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를 지역구 240명, 비례대표 120명 등 36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으며, 정개특위에서도 의원 정수 확대 필요성이 거론된 바 있다.

정의당은 문 대표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국회의원 정수 확대, 비례대표 확대 발언을 환영한다"라며 "문 대표의 발언은 태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으로 평가한다. 오늘 발언이 당대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제도개혁과 정치개혁의 확정된 안으로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