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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에서 제가 회자되고 있나봅니다. 그것도 악덕기업주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지난 주말부터 극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시작으로 인터넷 공간에 자신의 발언이 왜곡된 이른바 '짤방'(짤림 방지) 글이 돌아다녀 곤혹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스펙초월 멘토스쿨 발언이 취업 면접 발언으로 왜곡"

실제 편집된 화면에서 조 회장은 면접자들로 보이는 젊은이들 앞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선 그냥 남처럼 하면 안 된다"면서 "주말 없고 그 다음에 주중에 있는 공휴일도 없어, 추석은 쉬게 해줄게 그리고 주말이든 주중이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야"라고 말하고 있다. 이어 젊은이들이 난감해 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글 제목도 '흔한 중소기업 면접관'이라고 달아, 글만 보면 마치 중소기업 사장이 회사 지원자들 면접 자리에서 근무 조건을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장면은 지난해 8월부터 제작해, 12월 5일 방송된 MBC TV 다큐프라임 '바늘구멍 취업문, '핵심역량'으로 뚫어라!' 편 일부로, 취업 면접자가 아닌 '스펙초월 멘토스쿨' 교육생 대상 발언이었다.

일베를 비롯한 일부 인터넷 공간에 '흔한 중소기업 면접관'이란 제목으로 떠돌고 있는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발언. 이는 실제 중소기업 면접이 아닌 지난해 8월 '스펙초월 멘토스쿨' 교육생으로 대상으로 한 발언이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베를 비롯한 일부 인터넷 공간에 '흔한 중소기업 면접관'이란 제목으로 떠돌고 있는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발언. 이는 실제 중소기업 면접이 아닌 지난해 8월 '스펙초월 멘토스쿨' 교육생으로 대상으로 한 발언이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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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 회장은 열악한 '스펙'에다, 대부분 비전공자로 구성된 교육생들 대상으로 6개월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정신 무장 차원에서 한 발언이었다고 회고했다. 실제 조 회장 방송분 전체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 기업에선) 아무나 안 뽑는다. 스펙을 초월한다는 건 스펙을 무시하고 스킬 위주로 간다면 건데, 스펙과 스킬이 모두 좋은 사람도 있다. 사람은 그런 사람을 원할 수도 있다. 최고가 되려면 그냥 남처럼 공부하면 안 된다. 지금처럼 공부한 버릇대로 하면 안 된다. 주말 없고 주중 공휴일도 없다. 추석은 쉬게 해줄게. 추석 이후에는 일단 공휴일이 없다. 공부해야 한다. 주말이든 주중이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그 발언은 25년 동안 비트교육센터, 비트스쿨을 거쳐 간 8700여 명에 이르는 교육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라면서 "실제 비트컴퓨터 직원들은 주말에 근무하지 않고 공공 과제도 거의 하지 않아 초과 근무도 없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회장은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이 제대로 안 돼 비트전문가 과정에선 6개월간 1800시간씩 교육해 취업률이 100%에 가깝다"면서 "방송 내용은 스펙은 별로지만 개발자로 성공해보겠다는 신념에 찬 '스펙초월 멘토스쿨' 지원자들에게 주말과 공휴일에도 공부하자, 그래서 늘어나는 관리운영비는 우리가 부담하겠다,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독한 각오와 행동으로 이겨내야 된다는 지침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스펙초월 멘토스쿨'은 고용노동부에서 지난해 8월 스펙은 떨어져도 열정과 잠재력 있는 청년들을 멘토와 연결시켜 취업을 돕기 위해 시작했다. 지난해 '조현정 소프트웨어 스쿨' 등 8개 과정 240명을 시범 운영해 80여 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고, 올해는 10개 과정 500명 정도로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조 회장은 "원래 일베에 처음 사진을 올린 사람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인터넷에 퍼지면서 중소기업 면접으로 왜곡되고 부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면서 "일베에서 소재가 된다는 걸 좋아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며 안타까워 했다.


태그:#조현정, #비트컴퓨터, #중소기업 면접관, #스펙초월 멘토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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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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