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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은폐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은폐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2월 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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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를 은폐·축소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27일 열린 결심공판(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에서 "피고인에게 법의 엄정한 심판을 내려야 다시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가, '관권개입 부정선거 시비'라는 불행한 역사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은 자신의 결백을 항변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특별수사팀 박형철 부팀장(대전고검 검사)은 최후 의견 진술에서 "피고인에게 수서경찰서 수사팀이 기망당했고, 국민들은 속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12월 16일 수서서가 발표한 중간수사결과 내용은 허위였지만 수사팀은 몰랐고, 김 전 청장의 지시와 승인으로 허위자료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또 "경찰 조직 특성상 그의 지시가 없었다면 국정원의 불법의혹을 해소해주는 방향으로 언론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무죄 판결도 거듭 비판했다. 지난 2월 재판부는 "2012년 12월 16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보도자료와 다음날 실시한 언론브리핑이 그 시기와 내용면에 있어서 최선이었는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허위수사결과 발표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27일 박형철 부팀장은 "원심과 같이 아쉽다고만 표현하면서 법적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최후 진술에서 이번 사건으로 자신이 공직자로 살아온 일생이 매도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검찰이 2013년 초에는 '정치관련 게시글이나 댓글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게시물 추천·반대 행태는 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휘했던 것과 달리 나중에 태도를 바꿨다며 "누가 과연 가장 정치적인 행태를 보였고, 진정 국기문란행위를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의 증언을 두고 "자가당착적"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이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이유도 밝혔다. 만약 증인 선서 후 검찰 공소사실과 어긋나는 발언을 했다면 야당이 자신을 위증죄로 고발, 또 다른 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방어권'을 행사했다는 얘기였다. 김 전 청장은 "원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제 명예는 땅에 떨어져 정신적 사형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며 "재판에서 드러난 많은 진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져 실추된 명예를 다소나마 회복할 수 있길 진정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부에 원심을 파기하고 공직선거법과 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권리 행사 방해 혐의 등을 인정, 김용판 전 청장을 징역 4년형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청장의 변호인들은 검사의 항소 기각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6월 5일 오전 10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태그:#김용판, #국정원 대선개입, #권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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